― 흔들리지 않는 조직의 조건
1. 서문 ― 질문으로 시작하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이 질문은 불편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위기와 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힘, 곧 회복탄력성이야말로
리더십의 첫 번째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글로벌 CEO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응답자의 68%가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전략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회복탄력성을 꼽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AI와 알고리즘은 계획을 대신할 수 있지만,
위기 속에서 조직을 붙잡는 힘은 인간만이 가진다.”
2.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리더
2024년 말, 한 국내 IT 대기업은 보안사고로
하루 만에 1,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사건 직후, 임직원들의 시선은 CEO에게 쏠렸습니다.
“우리는 끝났다.”
“이제 고객은 모두 떠날 거야.”
그러나 CEO는 첫 회의에서 단 한 문장만을 반복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배우고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혼란에 빠졌던 직원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고,
3개월 뒤 조직은 보안 시스템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
위기를 성장의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리더의 회복탄력성이 조직 전체의 회복탄력성을
불러낸 순간이었습니다.
3. 소통이 만든 안전지대
2025년 한국행동과학연구원 보고서는
“팀 리더의 소통능력이 팀원의 회복탄력성을
2배 높인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패 직후의 회의에서,
리더가 범인을 찾으면 팀은 침묵합니다.
반대로 리더가 “사실-영향-대응”이라는 언어를 쓰면
팀은 목소리를 냅니다.
한 중견기업 HR 세션에서 실제로 들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한 과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팀은 실패 보고가 자유롭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부장은 늘 이렇게 묻거든요.
‘이번 실패에서 우리가 반드시 배우고 가져갈 건 뭔가?’”
그 질문 하나가 팀을 지탱하는 안전지대가 됩니다.
소통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조직의 회복력을 떠받치는 뼈대입니다.
4. 한국인의 강점과 약점
국제 비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충동통제력이 높습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은 강합니다.
그러나 감정조절력과 원인분석력은 낮게 나왔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회의실에서는 참지만,
메신저와 술자리에서는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들.
우리 조직이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버티는 힘에 더해 풀어내는 힘,
곧 감정을 해석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5. 미래 리더십의 조건
AI가 전략을 대신 짜는 시대에,
리더십은 새로운 조건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첫째,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는 내러티브 능력.
둘째, 두려움을 줄이고 도전을 끌어내는 정서적 안정감.
셋째, 공동체의 행복을 의무로 여기는 태도.
2025년 유엔 미래리더십 보고서는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미래의 리더는 예측 가능한 사람보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6. 결론 ― 희망과 의미
저는 25년 동안 수많은 리더를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탁월한 전략가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고,
평범한 관리자가 위기 속에서 영웅으로 변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결국 차이를 만든 것은 단 하나,
회복탄력성과 소통능력이었습니다.
리더의 회복탄력성은 팀의 안전지대가 되고,
팀의 안전지대는 조직의 미래를 지킵니다.
오늘 우리가 묻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입니까?”
만약 대답이 아직 “아니다”라면,
그 순간부터가 시작입니다.
회복탄력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매일의 태도와 선택으로 길러지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그 실패는 오히려 더 큰 도약의 발판이 될 것임을.
그것이 바로 인간만이 가진 힘이며,
우리가 서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