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구하기부터 시작
원초적인 불안은 거주에서 제일 먼저 오지 않을까?
선사시대부터 거주가 불안정하다 보면 여유가 없기 마련이다.
동굴의 벽화도 그나마 거주의 여유가 생겨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한국에서 오기 전부터 Daft.ie라는 아일랜드의 직방 같은 앱을 통해서 메일을 진짜 엄청 보냈다. 가서 거주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기 때문이었다. 2주 전부터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을 준 집주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연락을 주지 않았다. 아마 번호가 한국 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어서 그랬던 거 같다. 결론적으로 그런 것 같다.
아일랜드는 직항이 없어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해서 도착해서 4일 정도 호스텔에 묶으며 집을 구해보려고 했다. 도착하자마자 심카드부터 사서 아일랜드 번호를 만들고 Daft.ie 앱에 아일랜드 번호를 바꾸고 다시 연락을 집적접으로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도착하고 다음날 1곳을 뷰잉 하게 되었고 뷰잉 한 곳의 집주인아저씨와 집이 나름 괜찮았었다. 바로 계약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다음날 뷰잉 한 곳을 더 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날 또 다른 곳을 뷰잉 했는데 가격은 비싸고 더 시설이 열악해서.. 어제 뷰잉 한 곳을 계약한다고 연락했다.
하지만.. 역시 타이밍이란 게 무서운 게 다른 사람을 계약할 거라고 집주인아저씨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일단 나중에 결정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조마조마하기 시작했다. 어쩌지 여기 당연히 계약할 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데 또 뷰잉을 하려면 연락을 받아야 했는데 한 30-40 통보 낸 메일들에선 답장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걱정이었다. 저녁에 집주인아저씨께 다시 전화를 했다. 약간의 독촉이랄까?! 아직 결정이 안 됐냐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봤다. 그러다 아저씨가 그럼 일단 들어와라 하고 그다음에 생각하겠다 하길래! 덥석 물고! 후딱 짐을 싸서 다음날 집에 들어와 계약하게 되었다!!! 그렇게 오자마자 3일 만에 집을 계약해서 거주할 곳을 찾았다. 이게 3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ㅎㅎㅎ 안 그래도 호스텔에 도둑놈과 노숙자가 들어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하루가 남았지만 그냥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들어오게 되었다.
작고 작은 싱글룸이고 낡고 낡은 집이고, 그에 비해 말도 안 되는 집값이지만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이니깐 그려려니 생각했다. 생각보다 더블린은 런던과, 파리에 비하면 정말 정말 작은 도시인 느낌이다. 많은 것으 뷰잉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매물을 봐도 그렇고 집을 보더라도 매물의 다양성과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약간 왜 시골이나 섬에 가면 민박집 숙소 밖에 없는데 되게 비싸고, 비싼 거에 비하면 숙소의 퀄리티가 좋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런던은 비싸고 싼 집이 명확하고 찾으면 싼 집도 많고 비싼 집도 많은데 더블린은 그런 거 같지 않았다. 하향평준화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무리 돈이 있어 비싼 집을 찾더라도 막 한국처럼 좋은 주상복합이나 아파트는 찾기 힘든 거 같다. 물론 하우스는 있더라도 하우스도 리모델링을 된 집을 잘 찾아야 하는 거 같다.
집을 잘 구했으니 이제 앞으로 일자리를 잘 구해야 하는데 이제부터 진짜 걱정이 시작이 아닐까 싶다.
이제 거주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으나 거주의 지불?! 월세 걱정을 해야 하니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집구 하는데 운을 다 쓰지 않았길 바라본다. 3일 만에 아일랜드에 워홀 할 동안 집을 구한 건 진짜 운이 좋은 거 같긴 하다. 그것도 뷰잉 첫 번째 한 곳을 바로 계약한 것도 말이다. 앞으로도 좋은 일들만 가득 하기길 빌어본다.
오늘의 아일랜드 일기는 여기까지.
이 일기는 매우 지극히 주관적이고 제가 겪은 일에서만 말한 내용이니 매우 세계가 좁고 얕은 얘기일 수 있습니다.
#오늘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