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하 <감은사지 기행> 낭송 감상
청나라 문인들의 낭송 이론을 간추려 소개합니다.
삼라만상의 본질은 소리로 두드려봐야만 아는 법.
문학 작품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낭송을 통해야만 그 본질을 알게 된다.
작가는 반드시 자신의 정서를 독자에게 소리로 전달해야만 하고,
독자는 낭송 시에 발생하는 소리에 근거하여 작가의 정서를 추적해야만 한다. (以聲傳情, 因聲求情)
오서하 작가님의 <감은사지 기행>.
눈으로 볼 때와 소리 내어 낭송할 때. 차원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경주 감은사는 신라의 천년 고찰입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인근 바다의 대왕암에 묻혀 용이 되어 나라를 지켜주겠노라 유언으로 약속했다죠.
그 아들 신문왕이 그 은혜에 감사하여 감은사를 지어 호국 사찰로 삼았다죠.
'호국護國'이란 말 뒤에는 전쟁과 살육, 피와 눈물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결국 임진왜란 때 감은사는 잿더미가 되어 지금은 겨우 두 개의 탑만이 살아남았으니까요.
그 뿐일까요.
또 얼마나 많은 중생들이 저마다의 각기 다른 사연으로 이 절을 찾아와 피눈물을 흘렸을까요.
아마도 거기에 작가님 개인의 뼈저린 정서가 더해졌겠지요.
거기에 저의 사연, 그리고 우리 모든 작가님들의 이런저런 아픔과 슬픔도 함께 얹어봅니다.
천 년에 걸친 우리 모든 이들의 슬픔과 아픔. 눈물과 한숨...
소리로 낭송할 때 비로소 천년 한恨의 깊이를 가슴으로 영혼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리로 낭송할 때 우리의 등을 두드려주는 물풀 같은 바람으로 위로와 치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소리로 낭송할 때 그 아픔과 눈물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 아름다운 진주로 빛날 수 있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이 감동을 선물해주신 오서하 작가님께 깊이 깊이 감사 드립니다.
작가님의 이 작품을 낭송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낭송할 때의 배경 음악은 김수철의 <천년학>입니다.
낭송 감상을 하시기 전에 먼저 어떤 내용인지 살펴봐주시면 감상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래 이 작품의 낭송 감상은 좀 더 나중에 천천히 발행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5. 12)이 작가님 귀 빠진 날이시라네요? 오서하, <생일> 참고.
다른 글과 순서를 바꾸어, 부족한 저의 낭송 감상을 작가님 생일 선물로 드리고자 합니다.
오서하 작가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