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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오생 May 22. 2023

초콜릿 문학 나눠주기

1. 文學으로 literature 톺아보기

"자, 다들 눈 감고. 문학이 좋은 사람, 손 들어보세요."


6, 70명이면 한두 명 손을 들까 말까... 어려워요. 골치 아파요. 그게 학생들의 일반적 반응이었다. 중국문학? 헉, 한자…, 무서워요. 전공 학생들도 '언어'나 배우려고 하지 '문학'이라면 너무 두려워한다. 더구나 중국고전문학? 아니, 케케묵은 남의 나라 옛날 문학을 왜 배워요? 공포를 넘어서서 거의 경기驚氣를 일으킨다. 그게 중국문학 수업시간이었다. 그런데...


“라오쓰 하오~! 老師好~! 선생님 안녕하세요!"


중국문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이 힘차게 중국어로 인사한다. 똘망똘망 눈망울이 뭔가 기대하는 눈치다. 아니나 다를까, 담당교수가 보따리를 푼다. 한 사람 앞에 하나씩 아몬드 초코바가 돌아간다. 히히히, 모두들 입이 귀에 걸려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일까? 분위기가 어떻게 이렇게 바뀐 걸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까. 나는 늘 고민이었다.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혹시 실제로 초콜릿을 나눠주면 어떨까? 대학생한테 너무 유치한 짓 아닐까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결과는 대, 성, 공이었다. 아침도 못 먹어서 괜히 우울했는데 초콜릿 먹으면서 선생님 해설로 작품 감상하니까 너~무 좋아요. 학생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하하, 그까짓 게 뭐라고 인생관까지 달라진단다. 초콜릿 효과다.


내가 채택한 초콜릿 교육 방법은 대충 이랬다. ① 진짜로 초콜릿 나눠주기. ② 교재 없애기. ③ 낭송으로 작품 감상하기. 또는 세상 돌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기.  ④ 시험 보지 않기. ⑤ 인터넷 병행 교육하기. 인터넷상에서는 호칭 바꿔 부르기. 수업은 '인생 여행', 담당교수는 '가이더', 학생은 '나그네'로. 옛스럽고 친근하게 '낭자/도령'으로 부르기도 한다. ⑥ 인터넷 공간에 모든 학생에게 문학 일기장 만들어주기. ⑦ 그 공간에 수업 감상문을 편지로 써서 제출하기. ⑧ 피드백해 주기 ⇒ 상호 의견 교환... 등등.


필자의 사이트에 만들어준 문학 일기장. 학생들은 이곳에 대화를 나누는 편지 글 형식으로 강의 소감을 올렸다. 지금은 폐쇄하고 학교 인터넷 강의 시스템 안으로 옮겼다.


그 결과, 두려움에 떨던 학생들이 매주 문학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힐링의 시간이라고, 이런 게 진정한 대학 강의 아니겠냐고 많은 학생이 익명의 강의평가에서 말해준다. 감사하고 뿌듯하다. 최고의 문학 선생님인 공자의 초콜릿 비결 덕분이다. 일제의 잔재인 '거짓 문학'의 함정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싱그러운 '찐 문학' 시간이다.




[ 핵심 정리 ]

    ◎ 문학의 목적: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을 주는 것  ⇒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

    ◎ literature : 문자 매체. 이론과 분석 위주. 타인을 설득하고 순화시키기 어렵다.

        문학 : 소리 등 멀티미디어 매체. 감상 위주.  ‘온유돈후’의 ‘감성적 교육방법론’

        따끈따끈 말랑말랑 즐겁고 재미있게 감상하는 가운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문학으로 학문하기 : 모든 ‘학문’은 즐거운 ‘문학’ 방법론으로 배워야 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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