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오늘 어머니를 모시고 식당에 갔어요. 저희가 앉은자리 뒤로 젊은 여성 한분과 노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죠. 아마 친정 부모님 같더라고요. 저희는 식사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뒤쪽 자리에서 식사 중이던 젊은 여성의 이야기 소리가 저희에게까지 들리더라고요. 그분이 이야기하는 주요 골자는, 요즘 자신의 아이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사이에서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더라고요. 여성의 나이 정도로 봤을 때 아이는 대략 5세에서 7세 사이로 짐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엄마”
“왜?”
“저는 친할머니집과 외할머니집에 갈 때면 너무 힘들어요”
“뭐가 그렇게 힘들어”
“친할머니집에 가면 교회에 가서 ”아멘“하고 기도해야 하고 외할머니 집에 가면 절에 가서 나무아미타불”하면서 절을 해야 해요. 어떤 게 맞는 거죠?
“…”
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은 소리 내어 웃을 수도 없고 서로 시선을 교차하며 웃음을 대신했죠. 제가 가만히 생각해도 그 아이의 정신적이 고통이 만만치 않겠더라고요. 그 이후에 그 아이는 이 고난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그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바랐던 건, 부디 그 누구의 상처도 없이 감히 어린아이에게는 결코 쉬울 수 없는 이 최초의 고난이 현명하게 해결되어 누가 봐도 힘든 이 상황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물론 어린아이에게는 무리한 바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예수와 부처도 뭐라 말 해 줄 수 없을 이 천진한 아이의 고난이 참 난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