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중국으로 간다는 뉴스를 보며슬픈 눈을 짓고 있는아따씨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아쉬워하는 아따씨를 보니 공감이 되지 않아이해하기 힘들었다. 직접 본 적도 없는 동물에게 정을 느끼다니. 처음엔 희한하게 생각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갈 때만 해도 나는 푸바오에 대해 알지 못했다.그래서 차분한 관찰자 입장에서 그 장면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아쉬워하는 것은 푸바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일 테니 오히려 나의무지를다행이라여겼다.
그런데 그 짧은 영상을스쳐 본 것만으로도아쉬움이묻었던 걸일까? 나도 모르게 푸바오 뉴스에 손길이 가고 짜집기식으로 이어진 스토리에 관심이 생기면서 유튜브를 통해 푸바오 영상을 자주터치하게 되었다. 사육사님과 케미가 뛰어난 푸바오의 모습에 정이 갔고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지면서 생각 없이 보게 되는 것이다. 내 계정으로 유튜브를 열면 온통 판다영상으로 도배될 만큼 말이다.
뒤늦은 덕질로 푸바오를 보낼 당시의 아따씨의 슬픈 얼굴이 그제야 이해되었다. 마음속에서 뭘 이런 걸로 슬퍼하냐는 핀잔이 들리는 듯했다.
슬퍼하는 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와 슬퍼하고 있는 자의 마음을 알게됐으니 상실의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상실의 증상
상실의 증상인 슬픔을 느끼는 중
누구는 그게 뭣이 슬픈 일이냐며 나무라고
누구는 떠나보내니 슬픈 거라고 반박한다
얼마나 정들었나
얼마나 마음을 주었나
애정이 담긴 정도에 따라
슬픔이 있고 없고가 결정되고
눈물의 양이 달라지니
개인의 감정이다
정든 곳을 떠나보내니 슬픈 것이고
정이 들었으니 아쉬운 마음이다
개인의 정이란 창고에
그것이 비었으니
이것이 상실이다
그가 매장을 떠나게 되었다. 여러 사정상 함께할 수 없게 된 그와 8월부터는 같이 일하지 못한다. 결혼식을 앞두고 신혼여행도 다녀올 예정이었던 그는우리와헤어짐을 준비하고있는 것이다.
아쉬운 마음으로 이야기하던 중 푸바오를 떠나보낼 때의 슬픈 눈이 된 아따씨가 말했다.
(아따씨)"결혼식 때 꼭 불러요."
(그)"왜요? 오시게요?"
(아따씨)"꼭 가야지."
(과장)"누구 씨야. 조심해요. 아따씨가 당신 결혼식에 가면 푸바오처럼 식장에서구를 수도 있어요."
(아따씨)"그래! 내가 결혼식 축하하러 가야지요. 우리가 같이 일한 정이 있는데 결혼식에서 앞구르기를 하는 이벤트는 보여주어야지요."
(과장)"아따씨야. 그건 축하 이벤트가 아니라 결혼식 깽판 치러 가는 겁니다. 저번에는 푸바오를 보내면서 슬퍼하시더니 결혼식에선 푸바오가 될 예정이십니까?"
인터넷에서 푸바오가 앞 구르기를 하는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데 그가 말했다.
(그)"조바오"
결혼식장이 아니라 매장에서도조바오는 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와 헤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와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7월 31일엔 진짜 조바오가 되어 매장에서 앞 구르기를 하는 모습을생각 중이란다.아쉬운 마음에 뜻밖의 이벤트로마지막을 장식할 모양이다.
또 다른 헤어짐이 생겼다. 한 사람의 빈자리가 남은 이에겐 크게 느껴지겠지만 상실의 고통은 이겨내야 한다. 떠나는 이에게 행복한 길이 펼쳐질 수 있도록 좋은 마음으로 배웅하며 그의 길에 행복한 기운이 가득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