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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엄 May 23. 2024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

6개월 전 새로운 그가 왔다.

익숙했던 사람과의 헤어짐은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3년 넘게 일하며 친하게 지냈던 여직원이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었다. 약한 체력에 번아웃까지 온 상태라 그동안 힘들어했던 걸 알고 있었다. 본인의 몸과 마음을 챙기는 게 우선이니 아름다운 이별과 앞날의 행운을 빌어주는 수밖에 없다. 그만두었다 하더라도 연락해서 만나면 되니 완전한 이별은 아니다.


또다시 새로운 직원을 모셔야 했다. 문구점의 특성상 경력자의 존재는 중요하다. 볼펜하나 손톱만 한 자석까지 많은 물품들이 있다 보니 익히는 데만도 시간이 걸린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해 주었던 고마운 동료였는데 아쉬웠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직원에게 하나씩 알려 주어야 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들어온 지 6개월밖에 안 된 남자직원도 있는데 막막했다. 평화로웠던 일상에서 신경 써야 하는 일상으로 바뀌어  시간이었다.


6개월 전의 바뀐 남자직원인 그. 그는 앞서 일했던 큰 아들 같다던 직원의 동생이었다. 선한 사람과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일은 힘들지라도 마음은 편안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알아보던 중 큰아들 같은 직원에게도 말했다. 결국 동생을 추천받았고 새로운 그로 일하게 되었다.


그와의 첫 만남은  8개월 전으로 배송이 많은 날 갑자기 결근한 남자직원 때문이었다. 매장 문을 열고 마스크를 쓴 채 걸어왔지만 단박에 동생인 걸 알았다. 같은 형제라도 체구와 생김새는 달랐지만 목소리가 판박이였다. 너무나도 반갑게 초면인 그에게 인사를 했다.

"누구 씨 동생이죠?"

"네."

"반가워요. 급하게 부탁했는데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 네."


잠깐이었지만 든든해 보이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2개월 뒤 정식 직원으로 일하게 된 그는 나의 둘째 아들을 연상케 했다. 모습과 행동은 다르지만 다정한 성격과 차분한 말투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여전히 실수투성이지만 힘을 써야 하는 문구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헤어짐 뒤에 새로운 만남이 있다. 어떤 분과 인연이 될지 모르지만 새로운 분이 익숙한 분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그는


얼마 전 그가 왔다

보자마자 느껴지는

둘째 아들의 아우라


왠지 친근하다

왠지 푸근하다

보기와 달리 많이 먹지도 않는다

아직은 우리가 어려운가 보다


쉬지 않고 걸어 다니는 그

아직 젊구나

강추위는 그에게

조금 차가운 바람

여름의 뜨거운 바람은

그에게 공포


그대가 그의 팔뚝에

피아노를 쳐대도

가만히 지켜봐 준다


반항적인 눈매와 다른

폭신한 성격에

깊은 묵묵함까지


그의 서툴지만

너른 마음씨가

나는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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