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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y rain Jan 08. 2022

중앙고속도로 5.

5. 휴게소

 휴게소  

   

 고속도로의 오아시스, 휴게소.

 때론 소란스럽고, 때론 분주하고, 때론 으스스할 정도로 한산하지만, 여행자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곳. 먹고, 싸고, 놀고, 원하면 잠을 잘 수도 있다.     

 

「2km 앞에 오아시스가 있습니다. 1km 앞에 오아시스가 있습니다. 500m 앞에 오아시스가 있습니다.」

      

 치악 휴게소.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SM3가 속도를 줄인다.

 가로 2.5미터, 세로 5미터의 직사각형. 주차장, 합법적으로 자동차가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 주차장에 차가 많지 않다. SM3가 적당한 곳을 찾기 위해 갈등한다. 선택의 범위가 넓다는 것은 갈등의 상황도 많다는 것이다. 안성맞춤, 꼭 맞는 곳을 찾고 싶다. 외지지 않고 다른 차들과 시빗거리도 생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곳. 화장실도 가깝고, 식당도 가까운 곳.

 어스름이 내리기 직전의 풍경은 유난히 경건하다. 모든 것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미래와 과거가 공존한다. 모든 것이 빛과 그림자를 함께 입고 있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다.

 흰 주차선 안에 안착한 SM3가 마찰로 달구어진 타이어와 차체를 누이고 잠깐의 휴식을 준비한다. SM3를 운전하던 여자도, 졸던 남자도, 자던 아이도 모두 그들의 오아시스로 들어가고 없다. SM3의 옆에는 이미 자리 잡은 아반떼가 휴식에 들어가 있다. 휴식에 빠진 SM3와 아반떼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엄마, 나 오줌.”

 딸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 안이 한적하다. 여자가 핸드타월을 두 장 뽑아 물에 적신다. 화장실의 문을 연다. 변기에 약간의 얼룩이 묻어 있다. 다음 칸을 열어 본다. 누군가가 물을 내리지 않았다. 물 색깔이 노랗다.

 “으! 더러워. 뭐야? 물도 안 내리고!”

 딸이 큰 소리를 낸다.

 여자는 다음 칸의 문을 연다. 비교적 깨끗하다. 냄새도.

 여자가 물 적신 핸드타월로 변기 커버를 닦고, 다시 마른 휴지로 닦아낸다.

 “오줌 누고 있어. 엄마도 오줌 누고 나올게.”

 옆 칸의 문을 연다. 섬뜩함이 등줄기를 훑어 내린다. 변기 뒤쪽 벽에 피가 얼룩져 있다. 생리혈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꽤 많은 양의 피. 불쾌한 느낌이 소름과 함께 돋아난다. 여자가 아이의 화장실 문을 두드린다.

 “엄마야. 문 열어 봐.”

 아이가 바지춤을 추스르며 나온다.

 “나, 나가 있을까?”

 “그냥 같이 나가자. 밖에 아빠도 없잖아.”

 “알았어. 내가 뒤돌아 있을게.”

 여자가 뒤돌아 서 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반떼에서 내린 남자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기지개를 켠다. 그래도 불쾌함은 가시지 않는다.

 운전하다 보면 별 미친놈들을 다 본다. 어떤 놈은 잘 가다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기도 하고. 어떤 놈은 남이 앞서가는 꼴을 절대 못 보기도 한다. 추월한 다음 서행 운전하는 놈, 그러다가 추월당하면 다시 추월하는 놈. 로드킬을 즐기는 놈, 그런 놈들은 제가 죽인 짐승을 가져다 먹기까지 한다.

 여자 운전자만 보면 괜히 이를 가는 놈……. 내가 그런 놈인가?

 그렇다. 나는 여자한테는 운전면허증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여자 운전자를 싸잡아서 비하하는 ‘김 여사’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여자들은 근본적으로 느려 터졌다. 깜빡이 삶아 먹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개판 주차에다 긁어놓고 오리발 내밀기, 아무 때나 들이밀기. 어디 그뿐인가? 시속 8,90은 달려 줘야 하는 구간에서 60 이하로 달려 추월이나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거기다가 운전이 조금 숙달되면 꼴에 난폭하기까지 하다. 한 마디로 제멋대로고 분수를 모르는 족속이다. 암튼 여자가 운전하는 건 절대 안 된다.

 휴게소 안으로 들어서며 아반떼의 남자가 조금 전의 짜증을 잊는다. 밝고 분주한 식당 분위기가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식당 안의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은 상관없다. 메뉴만 알면 된다. 시커멓고 시뻘건 얼굴이 먹고 있는 것은 냄비라면. 희멀건 양복과 퉁퉁한 얼굴은 국밥과 비빔밥. 여드름 난 남자와 긴 머리 여자는 돈가스와 자장면. 남자의 메뉴가 정해졌다. 국밥.     


 국물을 들이마신다.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목젖 사이를 기세 좋게 통과하며 온몸에 퍼진다. 국밥 한 그릇을 비운 남자는 뿌듯함을 느끼며 땀을 닦고 코를 푼다.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개운함이 온몸을 느긋하게 풀어 준다.

 입안을 헹구어 물을 마시며 남자가 입을 닦는다. 식수대 앞의 거울 속으로 사람들의 모습이 비친다. 시뻘건 얼굴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희멀건 양복과 퉁퉁한 얼굴은 이빨을 쑤시며 TV를 보는 중이고, 여드름 난 남자와 긴 머리 여자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리고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이 식사를 시작하고 있다. 여자아이의 얼굴이 영리하면서도 귀여워 보인다. 남자가 남은 물을 마시며 입속을 다시 한번 헹구어낸다. 식수대의 컵 수거함으로 남자가 던져 넣은 컵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미끄러져 떨어진다.  

    

 10월의 저녁은 쌀쌀하다. 식사 후의 열기가 바람에 씻겨 가라앉고 있다.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달콤한 연기가 혈관을 타고 구석구석으로 스며든다. 두 가지 포만감이 남자의 기분을 달뜨게 만들어 준다. 이때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남자는 재차 연기를 빨아들인다. 아찔하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담배의 길이를 아쉬워하며, 자신의 차를 바라본다. 아반떼 옆에 SM3가 주차되어 있다. 담배를 끄고 차로 걸어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차 주위를 돌아본다. 긁힌 자국도 없고. 별문제 없어 보인다. 남자가 시계를 들여다본다. 습관적인 동작일 뿐이다. 고객과의 약속은 내일로 잡혀 있다.

 Life Planner(LP), Financial Planner(FP), Financial Advisor(FA)라며 뭔가 있어 보이게 영어로 표기한 명함을 가진 나는 보험설계사이다. 그게 내 직업이다. 멀쩡한 4년제 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내가 왜 이런 일을 할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뭔가 건수만 있다 싶으면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으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직업. 영업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고, 별것도 아닌 고객이라는 것들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오늘 같은 날은 집에 돌아가 일찌감치 쉬고 싶었다. 그렇지만 최소, 네 건은 되는 이 계약을 놓치고 싶지 않다.

 올해도 승진이 안 되면 내년엔 때려치우고 포장마차라도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남자가 아반떼에 시동을 건다. 차라리 장가를 빨리 드는 게 낫겠다. 돈 많은 여자면 금상첨화겠지. 거기다 예쁘기까지 하면 설상가상이겠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아반떼가 부드럽게 구르기 시작한다. 핸들링도 좋고, 승차감도 좋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뱃속의 조짐이 수상하다.

 남자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나

 귀찮다, 그냥 가자!라고 자신을 독촉한다.          

     


 “아까 화장실에서 이상한 거 봤다.”

 조수석에 앉은 여자가 뒤를 돌아다보며 낮은 소리로 남편에게 속삭인다.

 “뭐?”

 도로 위에 시선을 고정한 남자가 되묻는다.

 “화장실 벽에 피가 묻어 있는 거 있지. 그것도 엄청 많이.”

 여자가 다시 아이를 살피며 말한다. 아이는 휴대폰 게임에 빠져 있다.

 “그래? 무슨 피?”

 “나도 모르지, 그건. 암튼 엄청 많았어.”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아깐 잊어버렸는데 지금 생각나네. 찝찝하다. 무슨 필까?”

 “얼마나 묻어 있었는데?”

 “음, 글쎄. 뻥튀기 크기 정도? 벽에 튀었다고 해야 하나? 응, 그래. 벽에 튀고 흘러내린 것 같은 모양. 말라 있었어. 그러니까 좀 지난 거겠지? 에이, 찝찝해.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글쎄…….”

 “휴게소 화장실은 낮엔 괜찮은데 밤엔 좀 무섭더라. 특히 사람 없을 때는. 다음부터 자기가 화장실 앞에 좀 서 있어.”

 “알았어.”

 “너, 게임 좀 그만해. 눈 더 나빠지면 어쩌려고!”

 여자가 뒤를 돌아보며 앙칼지게 말하곤 아이의 휴대폰을 낚아채 버린다.          

 


 7시 28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처음 당해 보는 이상한 일이었다. 운전하다 보면 별의별 꼴을 다 당한다. 특히 초보일 때는.     


 초보 운전 스티커에 대한 운전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양보와 증오. 알아서 이해해 주고 양보해 주는 것, 그것은 물론 극소수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증오를 보인다. 초보 운전자가 여자인 경우에는 그 증오가 극에 달한다. 증오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저속 주행에 대한 증오, 제 앞길을 막는 것에 대한 짜증 섞인 미움이다. 차선 바꿀 때의 증오, 차선을 바꿀 때 접촉사고라도 날까 봐. 아니면 초보 운전자에게 길을 내줬다가 패가망신이라도 당할까 봐, 절대 길을 내어 주지 않는다. 머뭇거림에 대한 증오. 주차할 때의 증오, 베테랑·베스트 남자 운전자들은 여자 운전자가 주차하거나 차를 뺄 때 끝까지 주시한다. 눈에 불을 켜고. 그러면 여자 초보 운전자들은 기대에 부응한다. 그 시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얼고 넋 빠진 표정으로 그들의 차를 살짝 긁고야 마는 것이다.

 그들, 베스트 드라이버들이 초보 운전자를 엿 먹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클랙슨을 신경질적으로 두드려댄다든지 하는 것은 별것도 아니다. 아무 데서나 갑자기 추월하기. 어떤 차는 코너를 돌 때 추월하기도 한다. 너 때문에 속 터져 죽기 전에 목숨 걸고 추월한다.라고 말하듯이. 때론 양옆으로 추월하기도 한다. 두 대가 동시에. 그럴 때 여자 초보 운전자들은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저럴까 싶기도 해서.

 어떤 차는 추월한 뒤 급브레이크를 밟아 주기도 하고, 40km 이하의 저속 주행을 하기도 한다. 너도 한번 속 터져 봐라, 하며.      


 시속 80~90km. 저속 차선을 달리는 마티즈의 속도이다. 적당하다. 마티즈는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하며 휴게소만 기다린다. 차를 운전하다 보면 공상에 빠지게 된다. 공간이 나한테 달려오고 있다는. 앞선 차는 뒤차보다 미래를 살고 있으리라는 착각.      


 가변도로에 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다. 시동 중인데 라이트는 꺼져 있다. 마티즈가 속도를 줄이며 생각한다.

 사고라도 났나?

 그러나 마티즈가 그 옆을 지나가는 동시에 정차된 차의 라이트가 켜진다.

 ……벤츠?

 설마 아니겠지! 안일한 생각도 해 본다.

 벤츠가 급출발을 한다. 달리는 속도나 하는 짓이 30분 전의 벤츠와 흡사하다.

 백미러 속, 길엔 벤츠뿐이다. 전방은? 전방도 마찬가지다. 작아지고 흐려지는 빨간 불빛들뿐. 아무것도 없다.

 벤츠가 간격을 좁혀 온다. 40 - 30 - 20m.

 벤츠에서 검은 돌기가 돋아나기 시작한다. 마티즈는 불쾌함에 몸서리를 치며 급가속을 한다. 역부족. 벤츠가 빠르다. 성난 돌기가 날카롭게 찌르며 들어온다. 이젠 괴성까지 지른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마티즈가 숨 가쁘게 도망치며 원망을 해 보지만, 입안에서만 맴돌 뿐 소용없는 짓이다.

 마티즈가 오른쪽 깜빡이를 켜며 차선을 바꾼다. 벤츠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바짝 붙은 채 차선을 바꾼다.

 어떡해? 어떻게 하지?

 마티즈가 후회한다. 휴게소에서 쉬었다 올걸. 남편 말을 듣고 기차 타고 올걸. 아니, 남편 말 듣지 말고 국도로 올걸. 차라리 그냥 집에 있을걸.

 단양 휴게소 1km.

 여자는 있는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게이지가 불붙듯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다. 무섭다. 속도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긴다. 그러나 짧은 순간, 벤츠한테서 멀어진다.

 벤츠와의 차간 거리 3 - 15 - 30m.

 벤츠 역시 급발진을 한다.

 마티즈와의 차간 거리 30 - 10 - 2 - 1 - 0 - 1 - 3 - 5m……!

 벤츠가 앞을 가로막으며 급제동을 하려는 순간, 마티즈가 급 우회전해 갓길로 들어선다.

 뒤집힐 듯 흔들리며 휴게소 길로 들어서는 마티즈. 마티즈의 오른쪽 사이드미러가 날아간다. 오른쪽 문짝도 긁히고 찢겨 금이 간다. 마티즈는 사력을 다한다.

 1시간 넘게 운동해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여자가 땀에 절어 있다. 눈물인지 뭔지 모를 것이 온 얼굴을 뒤덮고 있다. 여자는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살핀다. 여자의 얼굴이 회색으로 얼룩져 있다. 분명 벤츠를 따돌렸는데도 불안감이 독버섯처럼 뒤덮여 사라지지 않는다.

 탈진한 마티즈가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진다. 여자의 등줄기를, 관자놀이를 적시던 땀이 한기를 불러일으킨다. 여자가 차의 잠금장치를 확인한 후, 핸들에 얼굴을 묻는다.     

 

 “어디야?”

 기대감에 찬 남편의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속삭인다. TV 소리도 작게 들려오고 있다. 집 안의 모습이 그려진다. 여자의 뺨에 눈물이 흐른다.

 “왜 그래?”

 여자가 말도 못 하고 울음만 삼킨다.

 “왜? 무슨 일이야? 거기 어딘데?”

 남편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울어?”

 “아니…… 피곤해서 그래.”

 “그래? 정말이지?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응.”

 여자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쉬었다가 천천히 와. 운전 조심하고.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심해. 저녁은 같이 먹자.”

 “……응.”

 여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꺼진 휴대폰을 바라보던 여자가 주위를 둘러본다. 옆 라인으로 차가 들어선다. 여자가 고개를 핸들 밑으로 파묻으며 곁눈질한다. SM3다. 차에서 내린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여자가 눈물을 닦으며 화장실로 따라 들어간다.

 “그렇게 음료수를 많이 먹으니까 화장실을 자주 가지. 많이 눠! 이제 화장실 없어.”

 “응.”

 문밖에서 아이를 채근하던 SM3 여자가 세면대 앞으로 와 선다.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보이지만 솔직한 성격의 여자 같다. 거울 속에서 헤매던 마티즈 여자의 불안이 SM3 여자의 곁눈질과 마주친다. SM3 여자가 마티즈 여자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거울 속 마티즈 여자는 떨고 있고, 핏기가 없고, 눈물로 얼룩져 있다. SM3 여자가 마티즈 여자에게 묻는다.

 “괜찮으세요?”

 마티즈 여자가 대답 대신 울먹이며 묻는다.  

 “저어…… 어디까지 가세요?”

 “예? 왜요?”

 SM3 여자가 당황한 듯, 그러나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저, 전 안동까지 가는데요.”

 “네…….”

 SM3 여자가 귀를 기울인다.

 “엄마, 이 아줌마 누구야?”

 “응?”

 “저어…….”

 아이를 본 마티즈 여자가 애써 자신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흐느낌을 멈출 수 없다.

 “잠깐만요.”

 아이를 데리고 나갔던 SM3 여자가 다시 들어온다.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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