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반복되는 실패를 시스템으로 바꿔라
사오정, 오륙도. 그리고 한때는
‘직장인의 마지막은 치킨집’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돌았다.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나면,
대부분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취업, 투자, 창업 등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길을 찾는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조급한 마음에 큰 자금을 투자하며
제2의 인생을 꿈꾸지만, 결과가 잘 풀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람들은 위로한다. “큰 고통 뒤에야 성장이 온다”고.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성장은 고통의 결과가 아니라,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설계의 결과다.
그래서 나는 큰 목표보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도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성장은 고사하고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점점 줄어든다.
불확실한 시대엔,
돌다리를 두드리며 건너는 전략은 겁이 아니라 현명함의 시작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정신적 여유를 남겨둬라.
그게 실패를 이겨내는 첫걸음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왜 우리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까?
왜 나는 여전히 제자리일까?
대부분은 그 원인을 운이나 타이밍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실패를 ‘사건’으로만 다루고,
‘시스템’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늘 서툰 사람은 계속 서툴고,
잘하던 사람은 늘 잘한다.
이상하게도 성장이 멈춘 사람들의 공통점은
감에 의존하고, 실수를 되짚지 않는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사람만이
성공의 감각과 패턴을 학습한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무언가를 이뤘을 때,
그때의 호흡과 판단을 기억해 두라.
그 감각을 유지하고 반복하는 것,
그게 진짜 성장이다.
반복은 결과를 복제하는 게 아니라,
판단력을 정제하는 과정이다.
열 번 중 한 번 성공하던 일이
세 번, 다섯 번으로 늘어날 때
성장은 선이 아니라 곡선이 된다.
새로운 프로젝트나 시도가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이번엔 운이 없었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운이 아니라, 패턴의 문제다.
익숙한 사고방식, 같은 결정, 같은 핑계.
결국 같은 패턴의 틀 속에서 맴도는 것이다.
루프가 잘못 설계되면 결과도 그 패턴대로 반복된다.
실패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구조를 읽지 못한 오류일 때가 많다.
감정은 멈추게 하지만,
구조는 다시 움직이게 한다.
실패는 우연이 아니라,
시스템의 결함이 반복된 결과다.
즉, 실패를 줄이는 방법은 운이 아니라 구조의 개선이다.
우리는 실패하면 본능적으로 멈춘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보면,
그 멈춤은 점검의 타이밍이다.
자동차 엔진이 과열될 때 잠시 멈추듯,
실패는 시스템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과정이다.
멈춤은 고장이 아니다.
다시 설계하라는 신호다.
그 순간 해야 할 일은 후회가 아니라 점검이다.
“왜?”가 아니라, “어디서 루프가 끊겼는가?”를 물어라.
실패의 본질은 멈춤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실패를 관리하는 사람은 결과만 손본다.
실패로 성장하는 사람은 패턴을 기록한다.
전자는 실수를 줄이려 하고,
후자는 실수의 구조를 바꾼다.
감정은 위로를 주지만,
구조는 변화를 만든다.
관리의 끝에는 반복이 남고,
성장의 끝에는 구조가 남는다.
실패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 형태는 설계할 수 있다.
나는 이 과정을
‘전략적 작은 실패 프레임(Strategic Small-Failure Framework)’이라 부른다.
이는 ‘작은 성공 이론’(Karl Weick),
‘린 루프’(Eric Ries),
‘의도적 연습’(Anders Ericsson) 개념을 바탕으로,
실행 중심으로 재구성한 모델이다.
복잡한 문제를 작게 나누고,
빠르게 실험하며 학습하는 구조다.
첫째, 리스크 없는 도전 구조를 만들어라.
모든 걸 한 번에 걸 필요는 없다.
작게 시도하고 빠르게 수정하라.
망해도 괜찮은 실험 구조를 짜라.
실패를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는 안전장치다.
목표는 제한된 자원(시간, 자본, 감정, 체력 등)을 가지고
더 많이 시도하는 것이다.
둘째, 시도의 임계값(Threshold)을 정하라.
작은 시도의 핵심은 기준선이다.
어디까지 가면 계속할지,
어디서 멈출지,
무엇을 근거로 확장할지 숫자로 정하라.
예를 들어 “6개월 내 100만 원 매출 달성.”
기준이 없으면 감정이 판단을 삼킨다.
임계값은 판단의 나침반이다.
그 선을 넘으면 확장하고, 넘지 못하면 다시 설계하라.
중요한 건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셋째, 성공의 비밀을 찾기보다 실패의 패턴을 해체하라.
우리는 흔히 성공의 원인을 분석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실패의 원인이 훨씬 더 명확하다.
성공은 운의 교집합이지만,
실패는 구조의 결함이다.
무엇이 안 되었는지를 기록하고,
그 변수를 하나씩 줄여가는 순간
성공 확률은 자연히 높아진다.
결국 성장의 본질은
성공을 복제하는 게 아니라, 실패를 정제하는 데 있다.
그렇게 실패의 결함을 줄여가다 보면,
반복의 루프는 점점 더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다.
루프를 설계한다는 건,
결국 실패의 변수를 하나씩 지워가는 일이다.
실패는 언제나 다시 돌아온다.
문제는 우리가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다.
실패는 루프의 일부다.
실행 → 실패 → 학습 → 재설계 → 확장.
이 순환이 멈추지 않을 때,
도전은 구조를 갖고, 비로소 성장한다.
루프가 끊기면 감정만 남고,
다시 설계하면 배움이 남는다.
결국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게 실패를 성장의 자산으로 바꾸는 핵심이다.
1. 반복: 작게 시도하고 실패를 피하지 말라.
2. 리스크 축소: 치명타를 막는 구조를 먼저 설계하라.
3. 임계값: 멈춤과 확장의 기준을 숫자로 정하라.
4. 실패 분석: 원인과 그 맥락을 함께 기록하라.
5. 확장: 검증된 실험만 키워라.
실패는 감정의 사건이 아니다.
사고의 시스템이다.
당신이 지금 멈춰 서 있다면,
그건 끝이 아니라,
루프를 재설계하라는 신호다.
결국, 성장의 본질은
실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