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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는 법 – 착시의 구조

B-4. 1249 번외 | 부자가 아니라, ‘부자를 팔고 있는 사람들’

by 일이사구

요즘은 ‘부자 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다들 같은 영상을 보고, 같은 조언을 들으면서도

이상하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왜일까?

그건 부자가 되는 법을 아는 사람보다,

부자가 되는 법을 ‘파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켜면 비법이 넘친다.

썸네일에는 “10억 벌기”, “AI로 월 100만 원” 같은 말이 떠돈다.

하지만 정작 그 말하는 사람들은 이미 ‘부자 되는 법’을 팔고 있다.


비법은 없다.

있는 건 비법을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뿐이다.


그건 지식이 아니라 ‘상품’, 희망이 아니라 ‘포장 기술’이다.

이제 ‘부자 되는 법’은 한 산업이 되었다.


사실 이 글을 번외 편으로 쓰기로 한 건,

커리어 상담을 하며 느낀 묘한 공통점 때문이다.


변화를 앞둔 사람들은 대체로 불안하다.

그 불안은 방향을 잃고, 자연스럽게 ‘돈을 버는 방법’으로 향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그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여유를 주기 위해 쓴다.

이것 또한 커리어를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부자 산업의 착시

진짜 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영상으로 다 공개할까?

그건 금광 지도를 복사해 나눠주는 일과 같다.


만약 정말로 그런 비법이 있다면,

나라면 가족끼리 조용히 할 것 같다.


차린 밥상 먹기도 바쁜데, 굳이 왜 알려주겠는가.

설거지를 부탁할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부자 콘텐츠는 결과만 있다.

과정은 없다.

결과를 포장하고 감정을 자극하며,

화려한 숫자로 욕망을 부추긴다.


하지만 구조의 증거는 희미하다.

그들이 보여주는 건 현실이 아니라 서사 연출이다.

나는 그걸 부정이라기보다 착시라고 부른다.


누군가의 환상 속 구조에 들어가면,

우리는 어느새 ‘부자가 되고 싶은 소비자’가 아니라

‘부자 서사를 소비하는 고객’이 된다.


‘좋은 사람’의 언어, 신뢰를 파는 또 다른 방식

이제 그들은 다른 언어를 쓴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두어라.”

“성공한 사람 곁에 있으면 나도 성장한다.”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때로 신뢰를 상품화하는 장치로 쓰인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다르다.

결국 누가 ‘좋은 사람’이라 정하느냐에 따라

관계도, 조언도, 멘토링도 달라진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바꿔 듣는다.


“좋은 사람보다, 현명한 거리감을 유지하라.”


진짜 현명함은

스펙이 아니라 방향,

말이 아니라 판단의 구조,

보여지는 관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깊이에서 드러난다.


AI 신화의 실체 — 기술판 ‘부자 서사’

시대가 바뀌자,

‘좋은 사람’ 대신 ‘좋은 기술’이 부의 언어가 되었다.


이젠 이렇게 말한다.

“AI만 잘 써도 월 천만 원 번다.”

“프롬프트만 알면 수익이 터진다.”


듣기엔 멋지지만, 그건 또 다른 신화의 포장이다.


AI는 분명 혁신적이지만,

혁신이 곧 수익은 아니다.

그 자체가 부를 만들어주진 않는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그것을 해석하고 구조 속에 배치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설계자다.


결국 도구보다 사고, 활용보다 통찰이 격차를 만든다.

AI로 돈을 번다는 건

툴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잘 정의하는 사람의 영역이다.


진짜 게임의 법칙

이제 ‘게임의 법칙’을 조금 냉정하게 정리해 보자.


1. 정보의 게임

모두가 아는 정보는 이미 상품이다.

‘나만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당신은 누군가의 설계 안에 들어가 있다.


2. 구조의 게임

부자는 정보가 아니라 구조를 설계한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정한다.

무엇이든 등가 교환의 관점에서 시작하라.


3. 사고의 게임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부를 만들지 못한다.

부자는 ‘소유의 언어’가 아니라 설계의 언어로 말한다.

결과보다 과정, 현상보다 본질을 본다.


4. 기준의 게임

노후 준비나 자산 목표는 일반화될 수 없다.

그건 각자의 삶의 리듬과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기준의 주체성이다.

남이 세운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 평생 초조해지고,

결국 무리수를 두게 된다.

기준은 스스로 세워야 한다.


5. 변화의 게임

예측 불가능한 것에 전부 베팅하지 마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감당 가능한 리스크 안에 있는가를 먼저 판단하라.

변화를 쫓기보다, 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한 번 더 생각하라

오늘도 누군가는 검색창에 묻는다.

“돈 쉽게 버는 아이템 없을까?”

“나는 왜 안 될까? 의지가 부족해서인가?”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거다.


“나는 지금, 누가 설계한 게임판 위에 있는가?”


부자가 되는 법?

나는 모른다.

그리고 그건 누구도 쉽게 알려줄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하나다.

정보보다 구조, 도구보다 사고,

도전보다 리스크 설계에서 시작하라.


돈보다 사고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유튜브를 뒤지기보다,

오늘 당신의 하루를 한 번 더 설계하라.


결국, 속지 않는 사람이 가장 현명하게 버는 사람이다.


요즘은 돈보다 세상을 해석하는 법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





1부 | 1249 커리어 실험의 기록-1부, 흔들림에서 설계로

https://brunch.co.kr/brunchbook/1249-career-log

2부 | 1249 커리어 실험의 기록–2부 (NEX), 다시 실험을 이어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1249-career-n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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