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李씨(이하 이): 중고등 영어동아리 활동이나 독서과제 용으로 좋은 청소년 원서 하나 알려줄게.
점선면(이하 점): 구태여, 앞서 말한 수식을 붙이는 이유는 뭔지?
이: 분량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책의 내용은 전쟁, 물부족, 가족과 이별, 난민, 고난 끝에 성장, 인류를 위한 기여 등 꽤나 묵직해. 생각해 보고, 말해볼거리가 많은 소설이거든. 그래서 교육용으로 무척 사랑받아왔지.
점: 그럼 이 씨가 말한 항목별로 구체적인 보충 설명 좀.
이:우선 전쟁.
1985년 수단의 2차 내전 발발, 소년 살바 Salva는 학교에 있다가 난데없는 전쟁이 시작되는 바람에 안전을 위해서 집과 마을을 떠나야 했지.
물부족.
2008년을 살아가는 수단의 소녀 니아 Nya는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학교는 생각도 못해보고, 하루 대부분을 물을 길어오는 일을 해야 하지. 안타깝게도 물을 구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져서 비위생적인 물로라도 연명을 해야 했고, 그것 때문에 동생이 몹시 아파서 또 어렵게 병원을 찾아 먼 길을 떠나야 하기도 해.
가족과의 이별.
Salva는 홀홀 단신 피난의 길을 시작해. 그런 Salva에게 힘이 되는 건, 가족의 사랑이야. 함께 했던 행복한 추억들.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존재.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함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지.
난민.
Salva는 피난길에서 일군의 다른 피난 행렬을 만나 합류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는 어린 소년이다 보니, 처음에 환영받지도 못해. 그들은 일단 에티오피아 국경을 넘어 그곳의 난민캠프로 가는 것이 목표인데, 그 과정이 정말 생과 사를 넘나드는 여정인거지.
에티오피아 난민 캠프촌에 도착했지만, 에티오피아의 내정이 불안해지면서 캠프에 남아있으면 위험해지는 상황이 되자 다시 또 케냐의 난민 캠프를 향해 길을 떠나지.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시련인 셈이야.
고난 끝의 성장.
Salva는 케냐의 난민캠프에서 미국으로 가서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나. 그가 얼마나 간절히 염원하는지, 마음이 아플 정도인데. 그런 의미에서 원했으나 남겨진 이들은 얼마나 큰 절망을 견뎌야 했을지.....
안전과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이들에 비해서 그 기회는 너무 좁은 길이었어. Salva는 미국땅에 도착하고서 모든 것이 낯설었어도 자신에게 온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지.
인류를 위한 기여.
Salva는 자신이 떠나온 고국을 늘 생각하고 어떻게 남은 자들을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해.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 실천에 옮기지. 감동적인 점은 이 Salva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야.
점: Salva는 영웅이네!
이: 그런 셈이지. 하늘이 도와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이주했고, 거기서 자라며, 자신에게 겪었던 고통에 집중하기보다,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감사하게 여기고, 자신이 이룰 수 있는 선善을 추구했으니까.
그 모든의 것의 바탕에는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었지.
다시 한번, 가족,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린 영혼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게 돼. 이 소설은 따뜻한 가족이야기까지 포함하고 있어.
점: 그런데, 이 두 사람 Nya와 Salva가 만나는 거야? 제목이 암시하는 바잖아.
이: 그렇지. 두 개의 다른 시간의 트랙이 한 점에 모이게 되지. 힌트는 대문사진에 있어.
소설의 제목을 공개하자면 'A long walk to water, 우물 파는 아이들'.
대문사진은 힌트일 뿐, 불꽃놀이를 하는 게 아니란 건 감 잡으셨죠?
또 한 가지 집중 포인트.
내가 Salva의 선이 인류를 위함에 있다고 말한 이유.
그의 행동은 이전 세대가 가지고 있던, 그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던 반목과 대결이라는 구도를 깨 드리는 상징적인 것이었어. 인류를 좀 더 고상한 존재가 되게 하는 미덕, '관용'을 실천한 이인 것이지.
점: 교육용으로 사용될만한 이유가 있네요. 하나의 이야기에 담긴 게 많아.
이: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배우고 생활 속에서 되새기는 교훈 하나도 이 책에서 얻었어.
난민 캠프를 향한 고통의 여정, 발 한걸음을 떼어내기도 어려운 행군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Salva의 삼촌이 이런 얘기를 하거든.
'눈에 보이는 저 돌까지를 보면서 걸으라.' 그리고 거기에 닿으면 '다음 눈에 보이는 저 나무를 목표로 걸으라'라고.
길을 가다 보면 없던 목표를 찾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거기에 가 닿을 길이 보이니,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산을 오를 때,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오르다 보면 정상에 가까워지는 것이기에, 산행을 하면서 삼촌의 말을 기억하지.
그리고 말이야, 브런치스토리에도 하나씩 글이 쌓이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어쩌면 생각지 못했던 '면'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점: 오! 점이 모여 면이 되기까지!
오늘의 한점 완성을 축하하네!
훗.
A LONG WALK TO WATER (SANDPIPER)/ 우물파는 아이들(개암나무)_출처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