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인지 점심인지 분별하기 힘든 시간에 일어나 식사를 하는 주인아저씨 옆으로 살그머니 다가간다. 그리고 '너만 배고프냐. 나도 밥 줘' 하는 나의 배고픔을 알리는데도 눈치 없이 자신의 배고픈 배를 채우기 바쁘다. 얄미운 주인을 향해 "멍멍" 하며 밥 달라고 외치면 "화장실?" 하며 엉뚱한 반응을 한다. 이렇게 엉뚱한 주인아저씨의 반응에 내가 미칠 수도 없고 난감할 때가 있다. 나하고 지내는 시간이 벌써 7년째이다. 그런데 아직도 짖음의 높낮이를 모르고 있다니 믿을 수 없이 신기하기만 하다. '주인을 바꿀 수도 없고', 한참을 배고프다고 요구하자, "기다려" 하며 나에게 명령한다.
'뭐여, 주인아! 나 시방 배고파. 빨리 밥 줘'
자신의 식사를 끝낸 주인아저씨는 나의 밥그릇에 무성의하게 내가 싫어하는 사료를 내민다.
"어? 배고프지 않아?"
주인아저씨는 내가 차려준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자 나에게 질문하듯 내뱉는다.
'웨메. 주인아, 너는 몇 년 동안 같은 음식을 매일 먹으면 좋냐?" 하며 나는 주인아저씨를 사팔뜨기처럼 쳐다보면, 나의 속도 모르고 매정하게 그나마 먹기 싫은 밥을 치워버리기도 한다. 할 수 없이 허겁지겁 먹고 나면 액체약을 탄 물을 나에게 마셔라고 물그릇에 담아준다. 주인아저씨는 나의 입냄새 때문에 그런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약 탄 물을 마시는 것이 고역스럽다.
'그냥 약을 타지 않는 물을 주면 안 되니?'
매번 맛없고 질린 식사를 챙겨주니 가끔 나는 먹지 않고 버티며 식사를 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에는 주인의 행동이 참 묘하다.
자기는 매번 식사 시간을 빼먹지 않고 하루 삼시 세끼를 먹으면서 나에게는 가끔 하루를 건너뛰거나 혹은 하루에 한 끼를 주기도 한다. '이것 동물 학대 아닌가?'
불규칙한 식사습성은 굶주림에 급하여 씹지도 않고 먹기 때문에 뇌에서 포만감을 늦게 느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공신력 있는 학회 발표를 주인아저씨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의 행동은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왜 불규칙하게 식사를 챙겨주는지, 그는 나의 비만 원인 제공자이다'
그러면서 주인아저씨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쫑, 건강하게 오해 함께 살자" 한다. 이것은 참으로 모순 아닌가? 규칙적인 식사와 산책을 시켜 주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에 따라 오래 함께 살자고 말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함께 오래 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주인아! 나에게 규칙적인 식사와 산책을 시켜 달라고 목 놓아 피 터지게 외친다.'
생각하니 내가 주인아저씨를 열받게 만든 일이 있었다. 주인아저씨는 자신이 먹다 남은 뼈를 나에게 주었는데 평상시에는 나는 뼈를 좋아하여 맛있게 먹는다. 그날은 먹고 난 뼈가 소화가 되지 않았는지 몸에서 열도 나고 참지 못하여 먹었던 음식물을 토해 내었다. 너무 급하여 참을 수 없이 입에서 나온 토사물을 카펫에 토해 놓았다. 주인아저씨의 목소리가 커지며 나의 이름을 불렀다. "쫑!!!!"
내가 주인아저씨로부터 최대한 멀리, 그의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겨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소파 밑에 들어가 그의 감정이 수그러질 때까지 미동을 하지 않고 숨었다. 나를 찾아 "쫑!!" 하며 한동안 부르던 주인아저씨는 지쳤는지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장대비는 일단 피하자' 매서운 폭풍이 지나고 나면 고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