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쫑 4

by 수환

나의 토사물을 말끔하게 치운 주인아저씨는 처음 토사물을 발견했던 때와 달리 부드러운 목소리로 "쫑" 하며 나를 찾았다. '이제는 내가 소파 밑에 숨었던 몸을 내밀어 주인아저씨에게 나의 존재를 알려도 되는 순간이다'. 주인아저씨는 소파에 숨었던 내가 모습을 보이자, "어디 갔었어?" 하며 언제 나의 토사물 때문에 화났다고 믿기 힘들 정도록 부드러워졌다. 나는 주인아저씨의 감정 패턴과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주인아저씨가 침대에서 잠들기 전까지 절대로 주인아저씨 침대로 뛰어 들어가지 않는다. 선급하게 주인아저씨가 깊이 잠들기 전에 침대로 뛰어들게 되면 그는 "내려가" 하며 나를 침대에서 밀어낸다. 주인아저씨 식사할 때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그를 처다 보면 결국 마음이 약한 주인아저씨는 자신의 음식을 나누어 준다.


주인아저씨와 나의 관계는 서로 밀당을 나누며 유지한다. 내가 생떼를 부리면 주인아저씨는 못 이긴 척 나의 뜻에 따라주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주인아저씨의 일방적인 뜻에 내가 맞추어야 한다.

나는 그의 반려견과 애완견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7년의 시간을 함께 지내고 있다. 나의 어떤 표정이나 말투에 쫑은 자신만의 태도를 방어적 혹은 공격적 표현으로 나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어쭈구리, 너 많이 컸구나"


3월 어느 따뜻한 날, 강아지 분양 신문광고를 낸 주인과 통화를 했다. 다행히도 그는 당일날 시간이 되니 중간 지점인 프레도릭( Frederick, Maryland) H-mart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 퇴근을 하고 집에서 한 시간 거리를 운전하여 약속장소에서 강아지 분양 광고를 낸 50대 중반의 남성을 만났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그는 분양할 강아지들을 담아 온 라면 상자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태어난 지, 한 달 반이 지난 5마리의 강아지들이 서로 몸을 의지하며 최대한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강아지를 라면 상자에 손을 짚어 넣어 한 마리씩 들어 강아지 주인은 나에게 보여 주며 설명을 해 주었다. "이것은 암컷이고요. 이것은 수컷입니다."

"이 강아지로 결정했어요"

돈을 지불하고 주인의 배려로 라면 상자에 담았는데, 5마리의 무리에서 벗어난 강아지는 추위 때문인지 몸을 심하게 떨었다. 운전석 옆자리에 라면 상자를 두고 히터를 켜 실내 온도를 높였으나 강아지는 미동을 하지 않고 운전하는 동안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넓은 라면 상자를 차지하고 있으려니 추위를 더 심하게 느꼈다. 집에 도착하여 꼬물꼬물 되는 강아지는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엉거주춤 불편해하면서 네발에 힘을 주어 지탱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으로 담았다. 눈도 뜨지 못했던 강아지 쫑과 생활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쫑이 나이가 들자 좁은 집안에서 벗어나 세상 밖 구경에 관심이 많아졌다. 쫑이 세상 밖에 관심을 가질 무렵 열려 있던 현관문을 박차고 뛰어 나가 도로 위 차량이 급하게 멈추어야 했던 일도 있었다. 알아듣지 못하지만 "쫑" 하며 나무라기도 했지만 여전히 쫑은 집안보다 넓은 세상에 관심을 두었다. 그 무렵 쫑의 목에 목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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