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 정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인간관계라는 말을 듣는다. 인간관계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지나온 길을 따라 올라 가보면 구부러진 길만큼이나 마음의 선에 굴곡이 많았다.
이삼십 대엔 불안해지는 이유도 모른 채 비에 젖은 낙엽처럼 마음이 바닥에 붙어 지내는 날이 많았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음을 조절할 힘도, 곁에 있는 사람을 배려할 품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 책을 만나고 생각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여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구멍 난 마음을 모른 채 헛헛한 속을 수다나 유희로 채우며 지내는 날보다 책을 읽고 나를 들여다보는 날이 하루씩 늘어갔다.
의도적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하려고 하지 않았다. 같은 학교를 다녔고, 같은 동네에 살았고, 같은 직장을 다녔고, 자식들의 친구 엄마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았다. 이런 인연들은 같은 장소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과 공유했던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면서 이들 모두가 친구라는 인연으로 남지는 않았다. 서로 시간과 노력을 부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같은 시간과 장소를 공유한 사람들 대신 성장을 위한 생각과 태도와 목표를 공유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데는 주저하지 않았다.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내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내놓았다.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흠모했다. 내가 먼저 용기 있게 손을 내민 경우도 있었고 감사하게도 그들이 먼저 다가와준 적도 있었다.
자신의 지혜를 깊게 하고 성장을 위해 책을 읽으며 노력하는 사람을 가까이했다.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산문과 소설을 쓰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들의 지혜를 탐닉했다. 그들의 열정에 심취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하찮은 일로 취급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중요한 일과 하찮은 일을 구분해 선택하고 행동하기 위해 지혜로운 사람들 곁에 바투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책을 읽고 사유하고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알면서도 쇼츠를 선택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Life is C [Choice] between B [Birth] and D [Death])'라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끊임없는 선택이다. 의미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남의 상대가 달라졌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항아리에 채워지는 구슬들이 더 깊고 따뜻한 아름다운 빛으로 변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각의 의미를 가진 빛깔로 만남의 구슬들이 정리되었다.
인간관계는 의도적으로 정리하지 않아도 내가 찾는 사람들의 지혜와 품격에 따라 정리된다. 품격 있는 사람의 꽃향기는 진실한 꿀벌이 알아보는 법이니.
한 줄 요약: 인간관계는 정리하지 않아도 내가 찾는 사람들의 품격과 향기에 따라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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