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무늬를 위한 말, '그럴 수 있지'

by 리인


비슷해 보이지만 개체마다 다른 얼룩말의 줄무늬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사람마다 다른 지문처럼

생각의 무늬는 모두 다르다.

그것은 말과 행위를 만들고, 군중 속에 유일한 자신을 구분 짓는다.


나와 다른 생각의 무늬를 만날 때,

다름에 이질감을 느끼며 한 발짝 물러서기보다

다름에 호기심을 느끼며 한 발짝 다가서는 방법이 있다.

"그럴 수 있지."

이 다섯 글자는 상대를 재단하는 선입견과

생각을 제한하는 편견이 앉을 자리를 마음에서 치운다.

대신 내가 가지지 못한 세계를 탐험할 준비를 하고 일어나 미지의 세계로 걸어가게 한다.

걸어 들어가며 심장은 공감을, 두 귀는 경청을 실행한다.

나는 너를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너를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달한다.

내 생각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상대의 경험을 통해 내 경험을 키운다.


또 다른 관점에서

"그럴 수 있지"는 상대의 생각에 끌려들어가

내 생각의 무늬를 지우는 실수를 막는다.

공감은 하되 내 존재의 무늬를 지키는 힘을 준다.

상대의 생각에 대해 판단은 없애고 사실만 받아들이는 지혜를 준다.


"그럴 수 있지."

언어를 따라 생각이 움직인다.

생각이 그린 선을 따라

힘이 생기고, 행위가 시작된다.


불교 경전 <잡아함경>에 지혜로운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어리석은 범부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떤 사태를 만나면 좋고 나쁜 생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범부들은 그 감정에 포로가 되어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감정을 갖더라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맞는다고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고 한다 *범부 : 어리석은 사람


어떤 일을 그르쳤을 때, 실수가 있었을 때, 나를 혼란하게 하는 사태가 일어났을 때,

그 상황은 나에게 첫 번째 화살이 될 수 있다.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상황을 만나고

의도와 상관없이 상황이 만든 화살이 날아든다.

하지만 두 번째 화살은 내 의도가 만든 공격이다.

상황 속의 자신에게 원망, 자책, 후회의 화살을 쏘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원망과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것.

그것이 스스로에게 쏘는 두 번째 화살이다.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을 수 있다.

나를 향해 화살을 조준하지 않을 용기는 내 안에 있다.

화살을 손에 잡지 않을 결심을 통해 생각의 무늬를 선명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럴 수 있지" 말하며 화살을 내려놓고

생각의 무늬를 아름답게 만든다.


물질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위대한 게 아니라, 내 마음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위대한 것입니다.

자기 생각의 색깔로 모든 자연과 모든 예술을 물들이는 사람, 유쾌하고 조용하게 결과를 보여주면서 자기가 하는 일이 인류가 오랜 세월 간절히 바랐던, 마침내 익어서 여러 나라들을 수확에 초대하는 바로 그 사과라고 설득하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들이 세상의 제왕입니다. <자기신뢰철학>, 에머슨


경청과 공감으로 타인이 가진 생각의 무늬와 색깔을 존중하고,

그곳을 탐험하여 내 생각의 무늬와 색깔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

그래서 나를 포함한 그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는 사람!


세상의 색깔에 따라 내 색깔을 정하는 카멜레온은 자신을 보호하지만,

내 색깔로 세상을 조화롭게 물들이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창조한다.

내 존재의 색깔과 무늬가 새겨진 열매를 수확한다.


by 임은희

그림 출처 : 핀터레스트


2026년 새해, <삶의 모든 순간은 나를 위해 찾아온다>가 찾아갑니다.

인터넷 서점과 도서관 희망 도서 신청으로 도서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8437104


keyword
월, 화, 목, 토 연재
이전 10화고독의 연결로 만나는 '나다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