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두 대나 있다. 비대면일 때 쓰던 것으로 지금도 컴퓨터 두 대로 일하는 게 익숙하다. 또한 책상 반 만 한 엠프가 놓여 있어 실제 책상 사용범위가 작다. 그래서 옆에 작은 책상을 두어 사용 면적을 넓혔다.
이 작은 책상의 사용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수업 시간에 유독 떠드는 학생의 자리가 되기도 하고, 짝이 결석인 경우, 나와 함께 짝이 되어 앉기도 한다. 또한 아침 간식 타임 선생님들의 자리가 되기도 하고, 잠깐 공강인 경우의 선생님들 쉬는 시간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오늘 작은 책상은 쉴 틈이 없었다. 먼저 일찍 출근한 선생님과 아침 다과를 하며 하루를 ‘파이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곧이어 과제를 안 해온 학생의 자리가 되었고 두 시간가량 숙제를 마무리하고 갔다.
그러자마자 다른 선생님이 오셔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며 잠시의 대화를 보냈다. 이어서 나를 보러 온 학생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수다를 떨다 갔다.
비로소 책상이 비워지니 7교시가 끝났고, 다시 말하면 나는 종일 말하고 듣고의 연속이었다. 하루 동안 나를 스쳐 간 사람들과의 이야기로 내 입의 근육은 더 쫄깃해졌고, 다 기억하지 못할 많은 말들이 그들과 나 사이에 오갔다.
감사하다.
비록 머리가 지끈할 만큼 잠시도 쉬지 못했지만 나를 찾아주고 나와 눈을 맞춰주는 그들이 있어 내 삶은 풍요로워진다. 혼자 앉아있는 이 시간이 소중한 만큼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도 고맙고 감사하다.
이 작은 책상이 많은 이들의 필요를 채워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