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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by 김간목

날이 흐려집니다. 겨울이 곧 오겠습니다. 당신의 어깨에 눈이 내린 날을 되짚습니다. 지금 이 청바지를 똑같이 입고 있던, 그 해 그 새벽 또한 흐렸습니다. 많이 걸었고, 웃었고, 우리 행복했던 무수한 순간들처럼 우리가 그랬습니다. 겨울 산에서 서로 또 같이 찍었던 사진들도 우리가 그랬다고 말합니다. 여명 속을 다 걸어내려왔더니, 우리 여느 기억들이 그렇듯 햇살이 충만했습니다. 잔잔하여 눈이 부셨던 호숫가에서, 새벽에 다녀오길 잘했다고 몇 번을 재잘댔었는지요. 그게 참 행복했다고, 겨울이 미처 오기 전에, 그 말을 슬며시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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