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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연솔 May 21. 2021

구질구질한 희망

희망을 놓지 않고 산다는 건



새처럼 가벼운 희망이 높이 날아오르네

날갯짓 한 번에 잎사귀처럼 떨어지는 절망

절망을 맞으며 걸어가네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해

최대한 가볍게 날아올라 보자

나에겐 날개가 없어 박살난 희망을 안고 온몸으로 떨어졌네

애써 날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몰라

흐르는 한숨과 함께 박살난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을 줍는다

희망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이니 희망이라 부를지

그 희망의 파편에 불과하니 절망이라 부를지

깨지고 박살난 것에도 쓸모를 찾아야 해?

어쩌겠어

인생의 의미는 구질구질하게 찾아가야만 해

못해먹겠다고 울부짖어도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처럼

희망이라는 게 구질구질하대

여름날 잠깐 왔다가는 비처럼

불현듯 찾아오는 지난날의 후회들처럼

죽이고 싶은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것처럼

죽고 싶지만 눈을 뜨면 약을 먹는 것처럼


정말이지 구질구질한 거야 희망을 끝까지 안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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