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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Feb 26. 2022

고객 중심 IT 시스템

제조업 IT 시스템 Vs. 고객 중심 IT 시스템

구독, 렌탈을 살펴보면서 계속 고객과의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계 특징을 얘기해왔다. 이러한 비즈니스에서는 IT 시스템이 핵심 기반이 되므로 이번장에서는 고객 중심 IT 시스템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실리콘밸리나 판교로 대표되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고객 중심 IT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전통적 비즈니스를 하던 기업에게는 고객 중심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고 왜 많은 변화가 수반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제조업이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되는데 제조업에 있어 IT 시스템을 말할 때는 자재 소요를 관리하는 MRP, 자재뿐 아니라 인적자원을 포함 생산 공정에 필요한 리소스를 관리하는 MRPⅡ, 영업 /재무/서비스 등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전사적인 자원을 관리를 하는 ERP로 발전해 온 역사적 흐름을 이야기한다. 크게 영업/생산/재무/서비스 영역을 가지고 있는 ERP는 현재도 제조업의 기간이 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산업 발달의 오랜 시간에 걸쳐 제조업 특성에 최적화된 모양을 갖추다 보니 D2C사업과는 구조적인 차이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https://www.softwareadvice.com/resources/how-does-an-mes-help-manufacturing-maintenance


그 부분에 대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그리고 '고객과의 지속적인'이라는 워딩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고객과의 직접적인


D2C 사업에 있어 판매 대상은 end user로써의 고객이다. 이는 돈을 받을 대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제조업의 판매 그리고 수금 대상은 end user가 아닌 유통채널이다. 이 단순한 얘기가 시스템 구조에 많은 차이를 보여주게 된다.


1. 고객 등록

ERP 영업, 재무(수금) 영역을 보자. 전통적인 제조업에 최적화되어 온 ERP에 있어 고객이라는 기준정보는 유통채널이며, 특히 대형 유통채널의 구조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다양한 레벨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마트라는 고객을 생성하고 그 하위에 이마트 A점, 이마트 B점 등이 달며 청구대상 기준 / 배송 대상 기준 등 각각의 속성을 관리하는 부가적인 정보들이 많들어지며 등록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프로세스도 존재한다.)


D2C 사업에서는 당연히 이런 무거운 형태의 고객 등록이 아닌 쉽게 말하면 우리가 웹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면서 끝나는 그런 식의 고객 등록 형태를 가지게 된다.


2. 청구

청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물건을 판매한 후 돈을 받아야 하며 이에 대해 ERP에서는 물건 판매 후 채권을 생성시켜준다. 여기서 채권 생성을 하는 단위를 Bill to라고 하는데 위의 예로 보면 이마트 A점 / B점 정도의 단위이다. 채권 생성 또한 기업고객과 설정된 다양한 정보를 반영하여 만들어지는 (가볍지 않은) 형태를 가진다.


D2C사업에서 디지털 콘텐츠든, 렌탈이든 매달 청구해야 할 가입 고객이 수백만 명이 된다고 했을 때 기존 ERP는 매달 수백만 장의 채권 생성만 해도 시스템 부하가 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3. 수금

수금에 있어서도 기업고객에게 청구된 Invoice에 대해 기업고객이 납기 내 비용을 지불하면 담당자가 ERP에서 해당 채권을 수금 완료 처리하면서 관리를 해나가게 된다.


D2C사업에서 수금은 핵심적인 영역 중 하나인데, 기업이 아닌 end user에게 받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납부방법을 제공해줘야 하며 채권에 대한 수금처리가 자동화되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위와 같이 한건 한건 ERP에서 채권을 수금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관리할 수 없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1. 고객 접점

이어서 '고객과의 지속적인'이라는 워딩으로 살펴보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실 고객 정보가 유입되는 단계는 판매나 수금이 아니라 제품 사용 중 한참 뒤인 서비스(A/S) 단계이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여 고객이 콜센터 상담을 하면서 비로써 실 고객 정보가 유입(고객 ID 생성)되는데 시점도 많이 늦거니와 고장 등의 경우에 한해 발생되는 굉장히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또한 콜센터 상담 유입 이후 기사 배정을 통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A/S 프로세스에 최적화되어 있어 D2C 특성들을 담기에는 제약이 많다.


D2C사업에 있어 고객과 지속적인의 핵심은 최대한 많은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한 정보의 유입이다. 위의 콜센터 전화는 기본이고, SMS / SNS / 검색 / IoT 등 다양한 경로가 가능하며 유입되는 Device의 중심에 스마트폰이 있다.


2. 상품 설계

고객과 지속적인의 두 번째 키워드는 상품 설계에 있다. 기존 전통적인 사업은 제품을 판매하고 돈을 수금했다는 제품 중심의 1회성 데이터가 흘러가기에 상품 설계 또한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등 제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D2C사업에 있어서는 1회성 제품 판매뿐 아니라, 반복적인 제품 또는 콘텐츠 판매, 제품 판매에 연결되는 서비스 판매 등 다양한 상품 설계가 가능하고 또한 기간이라는 개념이 들어가기에 상품 설계는 유연한 조합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상품 설계와 주문 사이에는 고객이라는 연결점이 존재해서 고객관점에서 이미 보유한 상품, 추가 구매하는 상품 등의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우리가 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쿠팡에서의 상품 구매로 얘기해 보자. 쿠팡은 우리가 언제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어떤 상품을 둘러봤는지(검색했는지)도 알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쿠팡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예측되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고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거나 검색하는 것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상품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빅데이터 분석의 결과 어떤 상품 유형은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패턴이 보인다고 하면 정기 구매라는 상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 고객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에 분석을 통해 계속적인 추가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 


전환의 어려움 그리고 방법


이상과 같이 ERP와의 비교를 통해 고객 중심 IT 시스템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처음부터 D2C 형태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기업은 그 특성에 맞게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어려움은 위에서 본 것처럼 전통적인 비즈니스로 성장한 기업이 D2C 형태를 병행 또는 전환하려 할 때 발생하는데, 필자도 아직 경험해 나가는 과정이지만 방법론에 있어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1. 시스템 구축

기업의 기간 시스템인 ERP는 유지되어야 하므로, D2C를 다루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스템(D2C시스템이라 명해보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별도의 시스템은 ERP와 연결을 맺게 되는데 연결점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ERP에도 고객관리 / 상품관리 / 물류관리 / 청구 및 수금관리 / 서비스 관리의 모든 영역이 존재하는데, 하나하나에 대해 ERP와 D2C 시스템 간 각 Value Chain이 밀접하게 연결될수록 ERP구조의 제약을 받게 되어 D2C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최대한 D2C 시스템 내에서 많은 Value Chain을 자체 소화해내고 ERP와의 연결은 월 단위 결산과 같은 최소한의 연결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했을 때는 솔루션 도입에 대한 검토도 가능해진다.)


2. 마인드 셋

경영층에 대한 이야기이다. D2C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은 상태에서 상위 레벨에서 시스템을 바라보게 되면, 위에서 표현한 것처럼 ERP에도 고객관리 ~ 서비스 관리까지 모든 Value Chain이 존재한다. 그래서 D2C 비즈를 위한 시스템 투자를 이야기할 때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많은 선행투자 또는 솔루션 도입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구독 모델로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유명한 Fish Model처럼, D2C를 한다는 건 매출의 감소와 비용의 증가를 감수하는 그리고 거기서의 비용 증가 중 IT 시스템 구축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이상으로 고객 중심 IT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장에서는 특히 렌탈에 있어 중요한 회계의 기본 내용들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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