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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Jun 13. 2024

죽기를 결심할 용기

 13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감상문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이 무엇이냐?라고 묻는 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그의 작품 <연금술사>를 꼽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한 목동의 신비한 모험이야기

<연금술사>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게 '파올로 코엘료'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그의 다른 작품을 찾다가 알게 된 작품이 바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연금술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품이었다.


<연금술사>의 경우 간밤에 꿈속에서 보물을 본 목동이 그 보물을 찾아 여행하는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동화 같은 모험이야기이지만, 이 작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전혀 신비롭지 않은 이야기로, 어쩌면 염세적이라고 까지 얘기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두 이야기 모두 인간적인 여러 감정의 본질적인 부분을 

진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인공 베로니카는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다.

격정적이거나 비극적인 이유도, 계기도 없다. 그저 삶이 무료하고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서는 자살기도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정신병원에서 눈을 떴고, 그녀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녀는 그저 한낱 해프닝으로 치부하려는 순간, 의사는 그녀에게

수면제를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장기들이 망가져,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시한부 선고를 한다.


그렇게 베로니카는 맨 정신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채,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정신병원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그녀는 다시 자살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기도, 진짜 정신병자를 연기해 보기도,

누군가의 재활을 돕기도 하며, 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기도 한다. 

이렇듯 병원 내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서서히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며, 

삶의 태도를 바꿔 나가기 시작한다.


"자존심이란 게 뭔데?"
"모든 사람들이 널 착하고 예의 바르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으로 여기길 바라는 게 자존심이야?"


어쩌면 타인의 시선으로는 베로니카가 진정 미친 여자가 되어 버린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 자존심을 모두 벗은 베로니카는 이제 진정 그녀 본인의 삶의 주인이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이 다가오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서야 말이다.


과연 그녀는 겸허히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할까?

아니면, 또다시 죽기로 결심할까?

아니, 어쩌면 살기로 결심해 보진 않을까?

(결말은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지금 나는 과연 삶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있을까?

어쩌면 타인의 시선이나 평판 같은, 혹은 자존심에 휘둘리며 

지루하고 무료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타인에게 미친 사람으로 비칠 용기를 갖고 있을까?

적어도, 죽기로 결심할 용기라도 갖고 있을까?


지금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일까?



나는 전에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배드엔딩이나 새드엔딩을 싫어한다.

본 작품의 결말 부분은 아마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으나,

조금의 스포일러를 하자면, 작품은 나름 해피 엔딩에 가까운 결말이다.

나 같이 배드엔딩이나 새드엔딩을 싫어하시는 분도 마음 놓고 읽으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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