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차는 파릇한 잎을 살짝 발효시킴으로써, 부러 누렇게 띠워 황색을 갖게 만들며,
이 과정을 '민황(悶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는 이런저런 '황차'에 대한 글들을 읽어 내려가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응? 민황(悶黃)의 민(悶) 자를 이 한자를 쓴다고?'
재미있게도 바로 '민황(悶黃)' 낱말의 단어를 구성하는 글자 중 '민'자는
'민(悶)' 바로 '답답할 민'자 이기 때문이다.
한자의 생김에서도 알 수 있듯 문(門) 안에 마음(心)이 갇혀 있는 형상으로,
문안에 갇혀있는 마음이라니 충분히 답답함을 잘 표현할 글자이다.
주로 고민, 번민 같은 마음의 형상을 나타낼때 많이 쓰이는 한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차를 발효시켜, 누렇게 만드는 과정을 부르는 단어에
이 '답답함'라는 한자를 쓰게 된 걸까?
'답답한 황색이라...' 도무지 뜻하는 바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일단 좀 더 자세한 제조 공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황차가 녹차와 거의 비슷한 공정을 갖고 있으나, 앞에서 계속 언급했던
'민황(悶黃)'과정이 추가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이자 특징이라고 한다.
'민황(悶黃)'과정에서는 파릇파릇한 찻잎을 종이에 쌓아,
또 그것을 철제나 목제함에 한번 더 넣어 밀봉 후 고온의 증기를 이용해
찻잎의 빛깔을 황색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
찻잎 입장에서 생각하면, 두 번이나 밀봉당한 모습이 답답할 만도 하지만,
'민(悶)'자는 답답하다, 깨닫지 못하다, 아둔하다, 등등의 뜻도 있으며,
물리적인 불편에서 오는 답답함 이라기보다는 내적인, 즉 마음의 답답함을
나타내는 글자로 보는 것이 좀 더 옳다고 생각한다. 한자의 생김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면 '민황(悶黃)'의 뜻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것만 같다.
"아오!! 답답해, 그래서 무슨 뜻인데!?"
아무래도 '민황(悶黃)'의 답답할 민(悶) 자를 쓴 이유는
나 같은 사람을 답답하게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결국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