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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Dec 12. 2024

#06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06 - 이유 모를 불편함


06 - 이유 모를 불편함 (비비드 이야기)


대화를 나눌수록 모노는 다정하고 좋은 사람 같았다.

하지만 비비드는 그런 모노가 어딘가 계속 신경 쓰이고 불편했다.

비비드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 노력했지만,

자꾸 퉁명스러운 반응들이 몰래 튀어나왔다.

하지만 모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갔다.

비비드는 그런 모노가 싫진 않았지만, 여전히 불편했다.


그렇게 퉁명스럽게 대했음에도, 모노는 비비드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가 하면,

<회색도시>이곳저곳을 소개시켜 주겠노라며, 에스코트를 자처했다.

비비드는 고민했으나, 딱히 갈 곳도 만날 사람도,

그렇다고 <회색도시>에 아는 사람도 없던 비비드는

모노의 제안을 수락하기로 했다.


'이 잿빛의 사람, 모노의 친절이 과해서 부담스러운 걸까?'

'혹시 내가 지금 낯을 가리고 있는 걸까?'

'초면에 알록달록라고 자신을 불렀던 모노가 얄미웠던 걸까?' 


비비드는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불편함의 원인을 생각하며,

모노와의 대화를 이어 나갔다. 모노에 대한 이유 모를 불편함을 떠안은 채,

예의 바르지만 여전히 어딘가 퉁명스럽게...


절대 모노가 싫거나 미운 것은 아니었다.

되려 알지도 못하는 <회색도시>에 떨어져 버린 자신에게,

처음 보는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준 모노가 정말 고마웠다.

하지만 왜인지 자신도 모르게 자꾸 퉁명스러운 태도와 말들이 앞서 나갔다.


'왜일까? 나는 단지... 그 단지... 뭘까?'


모노와 함께 있는 게, 모노와 대화를 나누는 게 불편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비비드는 모노에 대한 감정을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단지 그저 모노가 조금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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