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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의미가 전부 같기도

by 송유성

템플스테이를 왔다. 어제는 친구와 저녁 공양을 하고 산책을 했다. 근처 냇가를 끼고 있는 절이라 냇가 근처에 돌탑이 여러 개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도 쌓아보자. 하고서 작은 돌탑을 만들고 둘이 함께 합장한 뒤 소원을 빌었다. 둘의 소원이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이었다.

멀리서 보니 다른 돌탑보다 우리의 돌탑이 작아서 ‘우리 거는 조금 하찮은데.’하고 웃다가, ‘아무렴 의미가 중요하지 않겠냐.’ 하고 의미 부여를 하고는 웃었다. 절에 오니 절과 산을 좋아하던 옛사랑이 조금 생각나서 잠시 서글프다가, 또 그런 것을 떠올리는 나여서 좋았다. 나는 늘 의미 부여를 해서 탈이기도 하고 좋기도 한 사람이다.

어쩌면 우리에겐 행복해지고자 하는 욕망보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 더 강한지도 모르겠다는 한강 작가의 말을 떠올려 보다, 그렇다면 나는 의미 부여를 아주 자주, 잘 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또 살아가는 것이 한 권의 책을 써가는 과정 같기도 할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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