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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맵다 쓰다 Aug 05. 2020

나에게 첫 제안하기 메일이 도착했다.

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

사실 나는 꿈꿨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부터 내 글을 알아봐 주는 누군가에게 협업을, 출간을... 제안하는 메일을 받는 꿈을 말이다.


그런 꿈은 아무도 모르게 꽁꽁 숨겨두고 어쩌다 굴러들어 와 글을 썼다.

처음엔 초심자의 행운처럼 글을 쓰기만 하면 메인으로 불러다 세우는 브런치의 작전에 휘말려 신이 나게 썼다.


https://brunch.co.kr/@aa79/45


그다음에는 조회수와 글의 가치는 과연 비례할까? 글과 독자에 대한 의미를 고민하기도 했다.


https://brunch.co.kr/@aa79/79


읽어내려가다 보면 멈칫하면서 나를 얼음으로 만들어버리는 필력 있는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다가 좌절해서 글을 멈추기도 했다.

쓰는 게 신이 나던 처음과는 달리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 고민했던 시간이 더 길어졌다.


아무도 몰랐지만 내 안에서 글에 대한 모래성을 쌓고 부수고 또 쌓았다.


잘 쓰는 누군가가 부러워서 그런 비교의 마음이 들기도 했고

진짜... 내가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맞는가... 그놈의 확인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머릿속에는 그 자격은 누군가 부여하는 것이 아닌걸 잘 설득해 놓았는데

순간순간 흔들리는 마음은 포기의 잔에 물을 자꾸 흘러넘치게 했다.


배운 적이 없어서 신선하다는데 그래서 난 확신이 없었다.


작가라는 이름을 붙인 뻔뻔한 내 얼굴이 싫어지기도 했고

그 이름으로라도 내게 작은 용기를 주고 싶기도 했다.


말 그대로 들락날락..

글을 쓸까 말까.. 맞을까 아닐까....

그렇게 계속 브런치에 질척였다. 



오랜만이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온 건...





저녁에서 밤으로 가는 시간 이런 알림을 받고는 떨리는 손으로 메일을 열었다.

밀크 PD라... 이 닉네임을 어디서 봤더라....

두뇌를 풀가동해서 돌려봤는데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는 그 설마였다.


너무 좋아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대학입시 합격보다 더 짜릿했다면 믿을까?

눈물이 그렁그렁한 나를 보고  "그렇게 좋아?"하고 남편은 물었다.


"응! 좋아! 너무 좋아! "


수천만 원 계약금 출간 계약은 안 받아봐서 모르겠지만 내가 경험해본 봐로는 최고로 좋았다.

단 한 편의 글일지라도..


내가 브런치에 쓴 백 열세 번째 글이 내 목소리로 녹음이 되고 올해 책으로 나온다.

나와 다른 59명의 작가의 글이 브런치란 이름으로...


https://brunch.co.kr/@aa79/113



그렇게 브런치는 내게 제안했다.


작가님, 계속 글 쓰실 거죠?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것을 말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는 나는 그전에 멈추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계속해보라는 최고의 제안을 받았다.


나중에 티핑포인트에 서서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며 내가 그때 포기했으면 큰일 날뻔했지 하기를 바라면서

제안을 감사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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