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시절의 순한 마음으로
—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지겹게도 안 놓아주는 주인이 아닐까 싶네요 ㅎ
나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한 물건: 애착인형
저의 애착인형입니다..! 두둥탁
어머니가 15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신 인형이고, 곰돌이 얼굴에 긴 몸통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보통 옆으로 누워서 자는데 팔 사이에 끼우면 높이가 딱 맞아서 매일 데리고 자고 있답니다..!
— 15살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셨다니 딸의 동심을 지켜주는 좋은 어머니이신 것 같아요.
선물을 받기 전 어머니께 힌트를 드리기도 했나요?
아니요, 귀띔을 드리진 않았어요.
제가 산타를 믿은 건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인데
크리스마스 전날에 산타 할아버지한테 우유 뎁혀놓고 '이거 드시고 가세요.'
쪽지를 적어두고 언니랑 양말도 걸어두고 (물론 언니는 알고 있었겠죠 ㅎ) 그랬었어요.
그래서 엄마 아빠가 좀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얘한테는 선물을 꼭 줘야 되겠구나 하면서.
— 제 애착 인형은 텔레토비 나나였거든요. 저도 모르게 버려져서 많이 울었어요. 15살 때부터 이 인형을 잃어버리지 않고 애착상태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이렇게 옆으로 누워서 자거든요.
그럼 팔이 뜨잖아요. 그때 얘가 팔에 폭 들어와요. 그래서 팔에 끼고 자거든요.
이렇게 허리가 긴 인형이 그렇게 많지가 않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착 인형이 되어버렸어요.
— 이 인형이 걱정 인형처럼 곁에 있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인가요?
힘들면 이렇게 포옥 끼고 있기도 하는 것 같아요.
— 되게 애완동물 다루듯 대해주네요. 강아지마냥.
그쵸. 그래서 사람들이 저보고 문제 있녜요. (웃음)
— 마리모도 반려식물이 되는 세상인데요, 뭐. 애착인형이 없으면 잠이 잘 안 오나요?
저요.. 약간 그런 것 같긴 해요. 가끔 못 잘 때도 있어요.
— 왜 잠을 잘 못 자요?
모르겠어요. 요즘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 보통 현대인들이 잠 못 자는 이유가 생각이 많아서라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나의 잠을 지켜줬던 인형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아마 얘한테 침도 흘렸을 거고
캠핑 때 가져갔다가 모닥불에 탔어요 귀가.. 진짜 불쌍하거든요.
맨날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먼지도 많이 묻었을 거고. (웃음)
— 눈물 자국도 있나요?
아 눈물자국도 많을 거예요. 헝 불쌍해.
가끔 엄청 울 때 고개를 파묻기도 했거든요. 고생했다..
— 얼마나 자주 빨래해주시나요?
저요? 솔직히 자주 안 해요.
— 자주 안 한다 함은요?
진짜 솔직히 1년에 한 번? 왜냐하면 엄마가 해주시거든요.
그것도 제가 하는 게 아니었어요. (웃음)
— 여행을 갈 때도 데려가나요?
어.. 국내까지는 데려갔어요.
해외에 갈 때는 캐리어에 담을 게 너무 많아서 못 데려갔지만,
국내는 어차피 차 타고 가니까 그냥.
앉아 있을 때도 팔에 끼워두면 되게 편하거든요.
— 집에 있을 때도 평소에 만지작 거리곤 하나요?
책상에 앉아 있을 때 가끔 끼고 있긴 해요.
어떨 땐 팔받침으로 쓰기도 하고, 미안해라
— 온갖 걸 다 하시네요. 그 인형으로 받치고 내팽개치고 (웃음)
불쌍한 인형.
— 그래도 오래 쓴 것 치고는 꼬질하지 않네요 9년이나 됐는데. 어머니가 뿌듯해하시지 않나요? 이렇게까지 잘 쓸 줄 몰랐다 하시면서
그것보다는 얘가 스물 넷인데 아직도 인형을.. (웃음)
— 어머니가 이후에 또 인형을 주셨나요?
그 뒤로는 안 주셨던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귀여운 걸 보면 못 참는 병이 있어서 그냥 조금씩 많이 사놨거든요. 더 안 사주셔도 될 만큼.
— 근데도 이 친구가 1등인 이유가 있나요?
편해서, 구조상으로 잘 만들어져서. 정이 너무 들어버렸죠.
— 귀여운 친구들을 아낀다면, 나중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완전 많죠, 저희 부모님도 강아지 엄청 좋아하세요.
근데 강아지를 키우는 게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잖아요. 저희 가족은 주말 되면 무조건 드라이브를 나가고 집에 자주 머무는 편이 아니라서
그럴 때마다 집이 비니까 어쩔 수 없이 못 기를 것 같아요.
— 평소에도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매년 주고받나요?
아 아니요, 중학교 때 이후로 끝난 것 같아요.
그래도 가족끼리 밥을 먹는 문화는 있어요.
그 날을 기념하는 문화는 있는 거 같아요.
— 뭔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하니까 더 특별한 느낌이었어요. 새로운 인형이 탐났던 적은 없나요?
제가 자취할 때면 얘를 맨날 들고 다닐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대체품을 사긴 샀었거든요.
근데 딱 저한테 fit하지가 않아요. 그냥 얘가 최고예요.
— 혹시 이 인형 브랜드는 어디인가요? 지금도 판매하고 있나요?
모르겠어요. 얘가 던킨하고 콜라보로 만들었던 캐릭터거든요.
근데 저도 뭐하는 앤지 모르겠어요.
— 저희가 꼭 구글링해서 찾아드릴게요.
네.. /ㅁ\
* 인터뷰 이후 검색해 본 결과 이 인형은 던킨도너츠에서 한정판 굿즈로 판매했던 '플라잉 재키'라고 한다. 이 외에도 '플라워 재키' 등 다른 재키 모델도 출시되었지만 긴 허리길이를 가진 모델은 플라잉 재키가 유일하다.
— 15살에도 인형을 선물 받을 만큼 인형을 아주아주 좋아했던 거죠?
맞아요. 인형 엄청 좋아해요. 엄마가 그만 사라고 하실 정도로.
근데 너무 많아서 좀 처분했어요. 이제 그만하려구요.
— 그러면 올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런 걸 받고 싶다. 하는 선물이 있다면요?
받고 싶은 선물이요? 뭐 받고 싶지?
가격 얼마까지 가능해요?
근데 저한테 이제 아무도 크리스마스 선물 안 줘요. (웃음)
— 어느 날 갑자기 이 인형이 이별을 고하고 9년 동안 최선을 다했으니 떠나보겠다고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팔에도 바닥에도 없다면요.
그럼 나 어떡하지? 그러게요, 너무 슬플 것 같은데
— 그렇다면 새 대체품 인형을 찾을까요? 아니면 이걸로 굿바이?
그럴 거 같긴 해요. 대체품을 찾긴 할 텐데 완전한 대체품을 찾을 수가 없어서.
— 다른 인형 허리를 좀 길게 수선해서
글쎄요, 그럼 이제 이런 인형 안 키워야죠.
— 이 인형 몇 살 때까지 쓸 것 같아요?
저요? 결혼하기 전까지 쓸 거 같은데요.
아 근데 모르겠어요. 진짜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제 나이가 몇 개인데 (웃음)
— 에이, 너무 어린데 뭐 어때요. 그리고 어른이 되어도 인형을 애정하는 마음은 나이 들지 않는 거예요. 기념일에 선물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면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렘이 많은 편인가요?
음, 완전 많은 것 같아요.
공휴일이 많지 않다 보니까,
그런 특별한 날들이 별로 없잖아요.
크리스마스나 생일이나. 어린이날도 이젠 지나갔고.
많지 않다 보니까 특별한 휴일에 대한 기대가 커요.
— 보통은 가족들이랑 보내요?
일단 남자친구가 없으면 가족이랑 보내고, 있으면 남자친구랑 보내요. 근데 대체로 남자친구가 없어서 가족이랑 있었죠. (웃음)
—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는 건 6학년 때 어쩌다 알게 되었어요?
되게 늦게 알긴 했죠? 그냥 친구들이 없다고 했어요.
— 너무해.
그렇죠! 아니 친구들이 산타가 없대요. 전 그때 있다고 박박 우겼거든요..
근데 없는 게 맞더라고요. 그치만 그때 전 진짜 있다고 믿었어요.
— 핀란드에 가면 정말 산타 있어요. (웃음) 나는 아직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나요?
잠깐. 어떤 기준에서 어린 거죠?
—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에서요! 자유롭게.
전 아직 어리고 싶은데 이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이제 사회로 발돋움을 해야 할 나이라서.
— 아직 어려도 돼요. 너무 어른스러워지려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인형 안고 있어도 됩니다. 그건 나이와 상관이 없으니까
— 나의 루틴에 쓰이는 물건 : 반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친한 친구와의 우정링이랍니다 .. 호주에 갔을 때 두 개 딱 사왔는데 제가 잃어버리는 바람에 (!!) 호주 다녀온 지인에게 대리구매를 부탁한 .. 소중한 아이랍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반지를 돌리는 습관이 있어요 구조상 가능한데 이게 텍스트로 치려니까 와닿지는 않을 것 같아서 설명을 포기하겟습니다 ... ㅎ.ㅎ
— 다음 물건은 반지!
저에게 나름 의미가 큰 물건이긴 해요.
— 아까부터 반지를 끼고 있었군요. 너무 예뻐요.
예쁘죠, 호주에서 사 왔어요.
— 어쩌다 맞추게 된 거예요?
이 친구랑 옛날에도 우정링을 했었거든요.
그건 저렴하기도 했고, 둘 다 남자친구 생기니까 슬쩍 빼고 그랬었는데.
그 호주 판도라가 반지가 한국보다 훨씬 싸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 우정링 다시 맞추자고 이야기하고 제가 사왔어요.
— 여기 한국에서의 가격과 얼마 정도 차이가 나요?
한 2~3배? 정도 나더라구요.
— 그 친구는 어떤 친구예요?
초등학교 친구인데 저랑 제일 친한 친구예요.
— 반지는 토딩님이 혼자 사 온 거죠?
네 맞아요. 제가 호주에 가게 돼서, 판도라에서 '디자인 괜찮지? 산다' 하면서 사줬어요.
— 오 반지를 이렇게 돌리는군요.
근데 지금 손가락 살 쪄가지구.. 잘 돌아갈 때가 있거든요. 이렇게 돌려요.
여기 딱 걸리는 데가 있어요. 손톱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뭔가 잘 안 풀리면 그냥 이렇게 돌리곤 해요.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계속 돌리게 돼요. 생각이 많을 때.
— 첫 번째 반지는 어쩌다 잃어버리게 됐어요?
제가 세수할 때 반지를 뺐었거든요.
그날 아침 세수하고 밖에 나갔는데 손가락이 너무 허전한 거예요.
'어? 없네. 집에 가서 찾아야겠다' 하고 다 뒤졌는데 안 나오는 거예요, 결국 못 찾았죠.
— 그때 심정은 어땠어요?
제가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 잃어버려서 너무 허무한 거예요.
분명 그 집에 있을 것 같은데 아예 안 나오더라고요. 이사할 때도 안 나왔어요.
결국 호주에 간 지인에게 대리 구매를 부탁해서 반지를 다시 샀어요.
— 저도 뭔가 잃어버려서 집을 다 엎은 적이 여러 번이에요.
두 번째 반지는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특별히 노력하고 있나요?
네, 그래서 이제 세수할 때도 잘 안 빼요.
손 닦을 때도 그냥 같이 닦는 거 같아요.
안 잃어버리려고 절대 안 빼고 있어요.
저 지금 하와이 다녀왔는데 반지 빼고 탄 거 봐요. 웃기죠. 반지 자국이 있어요.
— 도은인가요?
이거 은인 것 같은데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웃음)
— 이 친구가 우정링을 맞출 정도로 인생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요?
제가 힘든 일을 말하면 제 기분이 어떤지 다 캐치를 해주기도 하고,
기억력이 저보다 좋아서 "너한테 이런 일 있었잖아"할 때 제가 기억 못 하는 것들도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다 기억을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인생친구예요.
— 오래 만난 친구라서 그런가보다. 그 친구랑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네. 원래 잘 안 싸우는 성격이긴 하지만, 그 친구랑은 한 번도 싸운 적 없어요.
— 토딩님이 지인으로 삼는 기준이 있나요? 난 이런 사람을 가까이 둔다 하는.
어.. 말이 잘 통할 때?
뭔가 같이 있어도 제가 말을 해야 돼서 부담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오디오 빌까 봐 아무 말이나 뱉는 거 말고 그냥 진짜 자연스럽게
제가 신경 안 써도 얘기가 통하는 사람.
— 가까운 사람의 기준이 있기도 해요?
음.. 저랑 단둘이서 밥이나 카페나 술을 먹는데 어색함이 없으면 되는 거 같아요.
— 오디오가 비면 안 되는군요. 원래도 악세사리 류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저요? 아닌 거 같아요. 악세사리 엄청 많이 하는 친구들 있잖아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착용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없는 것 같아요.
— 머리가 복잡할 때 반지를 돌리는 루틴이 있다고 했잖아요.
돌리다 보면 뭔가 해소되는 기분이 드나요?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그냥 하는 건가요?
그냥 습관 같아요. 그냥 지금도 돌리고 있는데
문제 풀다가 잘 안 풀린다. 그럼 그냥 이렇게 돌려요.
근데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요. 그냥 습관이 된 것 같아요.
— 이 반지가 또 한 번 사라진다면 어떨 거 같아요?
그럼 어떡하지. 그냥 스스로가 너무 어이없을 것 같아요.
— 또 구매하실 건가요?
음.. 친구한테 사죄하지 않을까요?
— 판도라 반지가 예뻐서 친구와 함께 맞추기 너무 좋아보여요. 얼마였나요?
맞아요, 부담스럽지 않고. 한 5만원 했던 거 같아요.
— 평소에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에요?
전혀 아니에요. 거의 잃어버린 적이 없어요. 이 반지만 잃어버렸어요.
— 혹시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게 있어요?
요즘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별로 없어서. 물욕이 좀 사라졌어요.
제가 하와이 갔을 때 진짜 레전드였어요.
귀여운 거 보면 다 사고 그랬더니 오히려 차분해졌어요.
— 자취를 하다가 본가로 돌아갔는데 감회가 어떤가요? 인생 첫 자취였잖아요.
아직은 좋아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도 좋고. 근데 가끔 심심하긴 해요.
자취할 때는 근처에 친구들이 많아서 공부하다 힘들면 술 한 잔 마시고 했었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 보통 자취하다가 본가로 돌아가면 답답해하기도 하던데
별로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편해서. 엄마랑 산책도 자주 하거든요.
— 인터뷰 물건이 둘 다 사람과 연관이 있어요. 첫 번째 물건은 어머니께 선물 받은 거고,
두 번째 물건은 친구에게 내가 선물한 물건인데 원래 사람을 좋아하나요?
너무 좋아해요. 너무 좋아하고, 정도 많아서.
이제 정 주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또 정이 들더라구요.
제가 좀 특이한 게, 사람들이랑 이별을 할 때 엄청 슬퍼해요.
엄청 슬퍼하고 바로 털어내요. 제가 좀 그런 것 같아요.
오히려 엄청 슬퍼해서 잘 털어내는 것 같아요.
— 온전히 슬퍼해주면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럼 오롯하게 나 자신에게 선물했던 물건도 소개해줄 수 있나요?
아, 하와이에서 비치 타월을 샀는데요!
그냥 귀여워서 샀어요.
피부가 까맣게 탄 산리오 캐릭터가 5개 정도 그려져 있거든요. 밑에 Hawaii 써져 있고.
사실 제가 그전에 비치타월이 필요해서 이미 샀어요. 근데 얘네를 보니까 못 참겠는 거예요.
그래서 사버렸는데 한국에서 비치타월 쓸 일이 많이 없으니까 침대프레임에 따로 걸어놨어요.
귀엽죠. 이거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해져요.
최근에 제일 만족스러운 소비예요.
저의 요즘 최애 물건입니다.
못 참았어요.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 아까 슬플 때 있는 힘껏 운다고 했잖아요.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인지 잘 캐치하시는 편이에요?
저는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무슨 감정인지 몰라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 그럴 때 나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있다면요?
저요? 그냥 노래 크게 틀고 산책하는 거요.
근처라도 나가고. 걷고, 그네 타고 그러다 보면 괜찮아지는 거 같아요.
—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요? 저는 예상치 못한 데서 의미를 찾는 사람인 것 같아요. 비치 타월도 단순히 귀여워서 샀는데 보고 있으면 하와이 갔을 때 생각도 나고 되게 행복하거든요.
반지도 사실 잃어버렸을 때 안 사도 되는데 제가 억지 부려서 사와달라고 했어요. 언니도 호주에 가서 엄청 바빴는데 제가 꼭 들려서 사달라고 부탁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있으니까 든든할 때가 있어요. 친구랑 같이 끼니까 좀 힘든 일 있어도 나한테 이런 애도 있으니까 괜찮다. 그런 생각도 들고.
— 너무 좋네요. 상징적이에요.
마지막으로 나에게 물건이란 ___이다.
이 물건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음.. 너무 뻔한 대답밖에 없어서.
— 뻔한 대답이어도 돼요.
힘이 되어준다. 내 편이 되어준다.
물건도 그렇고 진짜 힘이 되어주는 존재들이라서.
— 이상으로 귀여운 인터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