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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페페 Oct 30. 2022

10. 위로

 내가 원하는 것을 꽉 차게 가져본 적이 없다는 감정은 늘 알 수 없는 열패감을 준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지 못하는 나는, 눈물 나게 괴로울 뿐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런 의미 없는 상상은 지나간 시간을 회복시켜주지도, 현재의 나를 나아지게 만들지도 못한다.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이루었나? 그 어떤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겨운 아침, 잠을 깨지 못한 채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거실 식물 앞에 앉았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화의 순간을 목격할 때가 있다. 분명 어제까지는 아무런 조짐이 없었는데도 갑작스레 새로운 초록 점을 뾰족하게 틔워내는 식물들. 


 그들의 묵묵하고 성실한 모습을 볼 때면 딱딱하게 굳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녹는 것 같다. 고요하고도 긴 준비 끝에 마침내 새잎을 밀어내는 식물을 보며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에 대한 돌파구는 그저 그들처럼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뿐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방법은 조용히 새잎을 밀어내듯 변화를 위한 걸음을 자꾸만 디뎌내는 것뿐이라고, 그들이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10-1. 현재의 나는 누구일까...


지금의 상황은 일시적인 거라는 생각과 자기 위안이 잠깐일 때는 용기와 위로가 되지만, 장기화되었을 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너는 결국 그런 사람인 거야. 그냥 비겁한 자기 합리화를 할 뿐이야. 음악이 하고 싶으면 매일 음악을 해. 뭐가 되려고 하지 말고.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매일 그림을 그려. 글을 쓰고 싶으면 매일 글을 써. 매일 식물에 물을 주듯이 그렇게-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 없는 거 알잖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을 알아.

근데 어떤 사람은 널 훌륭하다고 말해.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널 사랑해. 

넌 무얼 사랑하니? 


식물을 사랑하듯 널 사랑해줘, 

어렵겠지만



@illust&writing by 주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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