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뚝 ttuk May 24. 2022

좀처럼 잠에 들기 어려운 밤에는

군데군데 켜져 있는 창가의 불빛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이런저런 생각으로 침대에서 한참을 뒤척인다. 결국 답답한 나머지 박차고 일어나 우선은 책상 앞에 앉아본다. 은은한 조명 아래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생각들을 종이에 끄적여보지만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알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이곤 한다. 글을 좋아하고 자주 읽는 편이지만 막상 밤이 되어 공허한 마음이 들 때면 활자 자체가 눈에 안 들어와 금세 책을 덮어버리게 된다.


평소에도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편이지만 요즘따라 더욱 잠을 청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억지로 자려고 할수록 스트레스만 받는 것 같아 차라리 바깥바람도 쐴 겸 동네 한 바퀴라도 걸으면서 만보기 어플 캐시라도 쌓자는 생각으로 문 밖을 나선다. 아직 밤에는 쌀쌀한 날씨이기에 얇은 바람막이 하나 걸치고 집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퇴근하는 직장인들,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 각자의 일정을 마치고 누구보다 바쁜 걸음을 재촉했던 사람들은 온 데 간데없다. 새삼 이렇게 쥐 죽은 듯 조용할 수 있나 싶었다.


야심한 새벽시간 대에는 몇몇 가게 안의 점포들과 편의점의 간판 불빛들만이 비추고 있을 뿐이다. 그 순간 수많은 군중 속에 나 홀로 고독하게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만 이렇게 방황을 하고 있는 걸까. (고개를 저으며) 아닐 거야. 낮밤이 바뀌든, 오늘따라 잠이 안 오는 그 누군가는 있겠지’ 라며 혼자 곱씹어본다.



괜히 기분만  우울해지게 나왔나 싶어 다시 운동화를 질질 끌며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걷는다. 대로변에서 빨간불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도중,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맞은편 건물로 자연스레 시선이 . 층마다   있을까 말까, 듬성듬성 불이 켜져 있다.  시간에 밖에서 봐도 훤하게 켜져 있다는 것은  누군가도 깨어있다는 이야기일 텐데 


저 사람들도 나처럼 늦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에 묘한 동질감이 이런 감정일까 싶어 아리송한 생각과 함께 집을 향해 마저 걷는다.



작가의 이전글 마음속 응어리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