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하나하나
하얀 종이 위에
꾹 꾹 눌러 적어가면
어느새 단어 하나하나 모여
문장이 하나하나 쌓이다가
그럭저럭 이야기 하나가
고스란히 눈앞에
다른 이야기를 고스란히 남겨도
꼭 듬성듬성 몇 문장은
너에게 주고 싶던 문장들이 보여
고스란히 쌓인 이야기 중
가끔은 폐기물이 되기도
가끔은 어디서 꽤 사랑받기도
쓰는 나는 이상하게도 시원 섭섭함을
묘연한 해소의 창구
천 개의 문장이 너로부터 나왔다.
얼마나 더 나올지
슬슬 겁나는 이 밤에
여전히 이 문장 사이사이에도
너가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