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독서
어렸을 때부터 책을 무지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책을 손에서 놓게 되었다. 그에 반에 핸드폰을 들고 있는 시간은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이 늘어 갔다. 그렇게 나의 비어있는 시간은 영양가 없는 미디어로 채워져 갔다. 그러나 항상 독서에 대한 갈망은 작은 불씨 마냥 살아있었다.
백수 생활 동안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해야겠다, 싶었다. 읽고 싶어서 쌓아둔 책은 많았기에 그중 한 권을 금세 고를 수 있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 미스터리와 추리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빼고는 읽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나름에 (말이 안 될지언정) 이유가 있다!
나는 초등학생 즈음에 처음 <셜록 홈스> 시리즈를 접했는데, 같은 책이나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하는 나조차 <셜록 홈스>는 권 당 반복해서 참 여러 번도 읽었었다. 거의 한 편당 5번 이상 읽었었던 것 같다. 추리물이 처음이었기에 신세계였다, 이런 재밌는 세상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다니.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셜록 홈스>를 통달하고 나서는 다른 비슷한 추리물을 찾아 나섰다. 그때 아가사 크리스티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맛보기로 읽어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또한 <셜록 홈스>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나에게는 큰 문제가 있었는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들을 아껴두고 싶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남은 장수가 적어질수록 더 괴로워지기 때문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들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고 싶었다. 유명한 추리 소설들은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두 소설가의 소설들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나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백수 생활 동안 읽을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비뚤어진 집>은 나의 독서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가볍게 3-4시간이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다! 워낙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아진 요즘, 쉽게 흐름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알면서도 흥미롭다.
위키피디아의 줄거리를 빌려왔다.
레오니데스 집안은 대부호 집안으로 한 저택에 가족 3대가 모여 살고 있다. 이 가족의 가장이 살해당하면서 주인공인 찰스는 약혼자 소피아의 집안인 레오니데스 집안의 저택을 방문하여 범인이 누군지 조사해 나간다.
약혼자의 어딘가 조금씩 꼬인 대가족, 그리고 그 속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누구도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나 의심스러운 상황 속에서 성공적으로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가벼운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단연 추천한다! 이제 다른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들도 차례차례 읽어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