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대 Jan 05. 2016

#99 : UA

90년대 일본 소울 싱어로서 사람들의 두 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목소리와 개성 있는 외모로 큰 인기를 누렸던 우아(UA-스와힐리(Swahili)어로 '꽃(花)'과 '살해(殺す)'를 뜻하는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사랑스러운 그 목소리는 마치 그녀 인생을 반영하듯 생생하고 또 따뜻했다.

우아의 데뷔 앨범 [11]

본명 시마카오리(嶋歌織). 1972년 3월11일 오사카 가도마시(門真市)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던 그녀는 연애에도 일찍 눈을 떴다고 하는데, 무언가에 한 번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도 이 때 형성되었다 전한다. '강인한 여자'를 흠모하는 일본 여성들에게 우아가 동경의 대상이 된 데에는 그런 터프(?)한 성격도 한 몫 한 것이리라. 

중학교 때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 스탈린(The Stalin)과 일본 '걸밴드'의 효시인 젤다(Zelda), 그리고 가수 토가와 준(戸川純)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이후 사가(嵯峨)미술대학에 진학했고, 재학 당시 오사카의 유명 상가인 아메리카 촌(アメリカ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영향으로 노래에 뜻을 두기 시작, 드림팝/덥 밴드 피쉬맨스(Fishmans)에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혼지(Honzi)와 운명의 만남을 가져 도쿄로 간다.  

그리고 1995년 6월, 후지와라 히로시(藤原ヒロシ)와 아사모토 히로후미(朝本浩文)가 공동 프로듀싱 한 싱글 'Horizon'을 스피드스타 레코드(Speedstar Records)에서 발매해 솔로 데뷔를 치른다. 물론 우아의 히트는 이듬해 내놓은 네 번째 싱글 '정열(情熱)'부터였는데, 아사모토 히로후미가 다시 한 번 프로듀싱 한 이 곡은 '일본식 노래'와 블루스에 훵크를 더해 오오자와 신이치(大沢伸一)가 프로듀싱 한 다섯 번째 싱글 '리듬(リズム)'과 더불어 클럽에서 크게 히트하였다.

96년 10월23일 데뷔작 [11]을 발매. 놀랍게도 90만장 이상이 팔리면서 앨범은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같은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 해 우아는 배우 무라카미 준(村上淳)과 결혼을 하고 이후 아버지의 길을 함께 걷는 무라카미 니지로(村上虹郎)를 갖는다. 

니지로를 임신 했을 때 세미누드 사진도 마다 않은 우아는 일곱 번째 싱글 '달콤한 운명(甘い運命)과 멘트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그러담은 라이브 앨범 [Fine Featheres Make Fine Birds]를 내리 발표했는데, 그녀는 여기서 캐롤 킹과 제퍼슨 에어플레인, 그리고 라티모어(Latimore)를 커버하며 자신의 음악 뿌리를 넌지시 내비쳤다. 엄마가 되며 생긴 걱정, 세상을 향한 두려움을 담은 싱글 '슬픈 조니(悲しみジョニー)'가 나온 것도 이 즈음이다.

1년간 충전의 시간을 가진 우아. 98년 2월 가족과 행복, 사람과 만남을 주제로 담은 '밀크티( ミルクティー)'로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두 달 뒤엔 여자로서, 가수로서 성장한 자신을 표현한 두 번째 앨범이자 명반 [아메토라(アメトラ)]를 발매하는데, 화려한 세션맨과 프로듀서 라인업을 자랑한 이 앨범으로 우아는 가수로서 이른 정점을 찍는다. [아메토라]는 주간 오리콘 차트 2위에 올랐고, 발매 당시에만 43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느리게 흐르는 덥(dub)으로 앨범 전체를 감싼 [Turbo] 발표 후 이듬해인 2000년, 우아는 록밴드 블랭키 제트 시티(Blankey Jet City)의 아사이 켄이치(浅井健一)와 밴드 아지코(Ajico)를 결성한다. 하지만 이 밴드는 그리 오래 가진 못했는데, 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 [심록(深緑)]과 라이브 앨범 [Ajico Show]가 이들이 남긴 전부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10월에 우아는 영화 <물의 여인(水の女)>에서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도 데뷔했는데, 그녀 본업은 역시 음악이라 자신이 직접 주도한 콘셉트 앨범 [도둑(泥棒)]도 같이 내놓으며 정력적인 활동을 펼쳤다. 이 앨범은 나중에 [하늘의 작은 집(空の小屋)]이라는 라이브 CD와 DVD 발매로까지 이어진다.

'남의 의지'에 따라 음악을 만들어왔다고 판단한 우아가 처음으로 직접 주도한 콘셉트 앨범 [도둑]

2003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NHK 교육방송 프로그램 <도레미 텔레비전(ドレミノテレビ)>에 고정 출연한 우아는 자신의 독특한 창법으로 동요들을 커버했다. 또 그 해 <제56회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사라소주(沙羅双樹)> 사운드트랙을 맡았고, 베스트 앨범 [Illuminate - The Very Best Songs]로 자신의 음악 인생 8년을 처음으로 돌아보기도 했다.

데뷔 8년 만의 베스트앨범 [Illuminate ~The Very Best Songs~]

2006년 7월, 재즈 색소포니스트 키쿠치 나리요시(菊地成孔)와 재즈 콜라보 앨범 [Cure Jazz]를 발매한 우아는 결국 무라카미 준과 이혼을 하게 된다. 다음 해인 2007년 6월에는 인기 개그 콤비 다운타운(ダウンタウン) 소속 마츠모토 히토시(松本人志)의 영화감독 데뷔작 [대일본인(大日本人)]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계속 이어갔고, 2008년 8월에는 딸 아이를 출산한 뒤 멀티 크리에이터 하세가와 비쥬(長谷川琵修)와 재혼하였다. 

2009년작 [ATTA]. 현재까진 이 앨범이(정규작만 놓고 봤을 때)그녀의 '근작'이다.

우아는 2009년작 [ATTA] 이후 2016년 1월 현재까지 정규 앨범을 내지 않고 있다.              

이전 01화 #100 : Begin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