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자, 대학 시절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작은 꽃나무 '산당화'를 보내왔다.
언니는 언제나 계절의 변화를 꽃으로 전해주는 사람이었다. 10년 전 성년의 날에도 제철 꽃으로 나의 어른 됨을 축하해 주었고, 그때부터 우리는 서로에게 계절을 알릴 때마다 나는 제철 과일을, 언니는 꽃을 보내며 안부를 나누곤 한다.
이처럼 각 사람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고민하는 과정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는 조명이나 수건을,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예쁜 그릇을, 행운이 필요해 보이는 친구에게는 명태 오너먼트를 선물한다.
받는 이의 취향을 고려해 선물을 큐레이션 하다 보니, 친구들의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고민은 친구들의 기쁜 반응을 보면 금세 에너지로 돌아온다. 선물에 이렇게 많은 고민을 담는 이유는 나 역시 기프티콘보다 내 취향을 알아주는 선물을 받았을 때 더 큰 고마움과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광고회사에서 일할 때는 타깃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일상이지만, 선물을 주고받을 때만큼은 '나'라는 존재가 온전히 존중받기를 원한다. 모두에게 두루두루 통용되는 선물보다는, “한 개인에게만 특수하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선물을 고르는 과정은 언제나 신중해진다.
<다정한 선물>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기쁨을 담은 기록이다.
조금 멀어진 이들에게, 혹은 가깝지만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내 작은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