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늘 건강을 챙기시던 옆 반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아휴, 믹스커피 마시지 마. 그거 독이야, 독.”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 믹스커피 한 포.
12g 중 커피는 고작 1g, 설탕 7g, 프리마 4g.
성분만 보면 ‘커피’라기보다는 ‘커피맛 설탕’이라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
(feat. ChatGPT가 알려준 슬픈 진실)
성분표만 보면 분명 누군가에겐 '독'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믹스커피는 약이다.
어젯밤, 둘째의 뒤꿈치가 내 얼굴을 강타했다.
뒤척이다 깨고, 그 덕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곤이 덕지덕지.
그런 아침, 믹스커피 한 모금이면
떠지지 않던 눈도 번쩍!
오늘따라 우리 반 아이들이 더 시끄럽고 말 안 듣는다.
자자 얘들아, 이제 그만...
그런 오후, 믹스커피 한 모금이면
아이들을 보듬는 내 얼굴에도 슬그머니 미소가 걸린다.
짜증과 분노로 치닫던 감정도
믹스 한 잔으로 순식간에 평화로 리셋된다.
나의 어느 날을 되돌아보면
나도 그때는...
믹스보다는 아메리카노를,
아메리카노보단 향 좋은 핸드드립을 즐겼다.
그리고 가끔씩
그 시절 그 커피 향이 마음의 여유인 것만 같아서
그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
그때만큼 마음의 여유는 없어도
삶의 여유는 있는...
믹스커피로 힐링하는 나도 꽤 괜찮다.
그나저나,
전 세계인의 주름을 쫙 펴준다는 ‘보톡스’도
사실은 ‘독’이라던데? ㅎㅎ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마음속으로 되받아본다.
그때 그 선생님의 말에.
“선생님, 믹스는 독이 아니에요. 약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