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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i Sep 23. 2024

솔직함의 중요성

  대학교 때 교수님께서 “너희들 자체가 명품이니, 명품을 두르는데 연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감동한 저는 친구에게 종알종알 "교수님 너무 멋지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가만히 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는 “그 말을 할 때 교수님이 입은 옷이랑 액세서리가 다 명품이야”라고 말하더군요. 감동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기안84나 윤여정 배우같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남에게 증명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이 예쁘게 찍힐 곳을 찾아다니고 내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를 자랑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SNS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낮은 행복감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어 보면 남들에게 조언하는 것을 좋아하고 명언을 자주 말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가 낮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예외가 있고 모든 곳에 통용되는 법칙은 드문데 자신의 경험이 전부인양 일반화하며 이야기하기 바쁜 것 같습니다.


  내면이 약한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쉽게 화내고 남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나의 약함을 숨기기 위해서 강하게 보이려 애씁니다. 사람 간의 관계를 수평보다는 수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 많은 말을 하기 바쁩니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느냐입니다. 자신의 말에 힘이 실리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담배를 끈겠다고 매일 같이 말하지만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아빠가 아들에게 하는 충고는 잔소리로 들립니다.


  사람인 이상 타인에게 상처를 전혀 주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만일 내 말로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다고 하면 “미안해”라고 솔직하게 사과하면 됩니다. 내 말에 얼마만큼 상처를 받았는지에 따라 한동안 서운함이 남아 국물을 우려내듯이 종종 회자가 되겠지만 사과를 받으면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몇 년이 지나면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나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화를 내고 상대방을 찍어 누르려고 하면 감정의 골이 깊어져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됩니다.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내 말에 대한 증명을 삶으로 한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런 부모를 보면서 올바르게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백 마디의 잔소리보다 한 번의 본보기가 더 크게 와닿는 법입니다.


  거짓말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지만 거짓말이 반복되면 상대방도 어느 순간 알아차리게 됩니다.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처럼 거짓말이 쌓이면 신뢰를 잃습니다.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 잘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신뢰 덕분입니다. 은행이 내가 필요할 때 돈을 돌려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은행에 돈을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언행불일치가 되면 내 말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은 하지만 부모가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이는 "엄마, 아빠도 공부 안 하는데 왜 나한테만 하라고 해요?"라고 핑계를 대며 그 상황을 빠져나갑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엄마, 아빠도 너 만할 때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좋았어. 도대체 너는 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뺀질뺀질하니?"라고 말하면 아이는 "내가 엄마, 아빠 자식인데 둘 중 한 명을 닮았겠죠. 누굴 닮았겠어요"라고 말하며 2차전을 시작합니다.


  사과를 한다고 지는 것도 아니고 꼭 모든 싸움에서 이겨야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싸움에만 이기면 됩니다. 이순신 장군도 임진왜란 중 다수의 해전에서 패배하거나 열악한 상황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명량해전과 같은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여 나라를 지켰습니다.


  아이에게 많이 져줘서 부모를 만만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부모의 말과 행동에 아이가 신뢰를 잃어서 대항하는 것입니다. 많이 져줘도 '우리 엄마, 아빠는 본인이 한 말은 반드시 지켜'라는 믿음이 있으면 아이는 그 믿음으로 행동합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면 부모부터 아이에게 약속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어쩌다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 "미안해"라고 사과하고 추후에 라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구나'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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