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애쓰는 지점을 알아봐 주기
14살이 된 예비 중학생 아이에게 칭찬 스티커판이 효과가 있을까.
처음엔 회의적이었습니다.
아이를 스티커로 '칭찬'한다는 게 나이와 걸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사비나 선생님의 강연 <ADHD 산만한 아이의 공부법>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ADHD 아이에게 칭찬 스티커는
아이가 '하기 싫은 것' 또는 '어려운 것'을 해낸 데 대한 '알아차림'&'보상'일 때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한번 꾹 참고 해낼 수 있는 쉽고 적은 양의 과제라도
ADHD 아이들에겐 더 많은 힘이 듭니다.
ADHD 아이들은 '결심'하고 끝까지 애써야 겨우 완주할 수 있습니다.
산만한 데다 충동적이기 때문입니다.
ADHD인 우리 '바다'의 '애씀'을 알아봐 주고 보상하는 데
칭찬 스티커판 외에 다른 대안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몸집이 커 진 청소년 아이를 위한 칭찬스티커판을 만드는 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이가 스티커를 받는 상황은
- 공부를 시작했을 때 1장
- 공부를 완료했을 때 1장
- 계획을 세웠을 때 1장
아이와 위 3가지 상황으로 정했습니다.
회의적인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14살에게 칭찬 스티커판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25개를 모아 맛있는 초밥을 먹으러 갈 생각에 마지막 날 주의력을 쥐어짜는 동기가 됐습니다.
다만 바다는 스티커 한 장 한 장에 집착하는 나이는 지난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초저학년 때보다는 스티커의 효과가 줄어든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하기 싫은 마음이 불쑥 올라올 때
스티커라는 '보상'을 떠올리고 저울질했습니다.
너무 하기 싫으면 스티커를 깨끗하게 포기했고
스티커가 탐나는 날에는 투덜거리고 짜증 내며 꾸역꾸역 과제를 했습니다.
꾸역꾸역 공부한 날은
스티커를 받으면서도 투덜대며 "그래도 성취감이 있긴 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청소년은 맞는 거 같아요.
우여곡절 끝에 아이는 25장의 스티커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소원을 이루었어요.
아이의 소원이던 초밥을 맛있게 먹은 날 밤
아이와 나눈 대화입니다.
"바다야 우리가 칭찬스티커판을 하는 이유를 알아?"
"나 칭찬해주려고 하는 거잖아"
"응 맞아. 그리고 네가 결심하고 완수하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더 힘쓰고 있잖아. 그거 칭찬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지"
"그렇지"
"그리고 엄마는 연습을 통해 네가 습관을 만드는 게 목표야. 스스로 하는. "
"내가 공부하려고 하는데 엄마가 늘 먼저 말하던데? 그래서 내가 스스로 시작 못하는 거지"
"그랬어? 엄마는 너에게 시간 알려준 건데... 근데 엄마가 그 말을 했어도 네가 스스로 해야 할 걸 알아서 책을 펴고 해 나가면 그거도 스스로 한 거 맞아. 엄마한테 '이거 안 하면 안 돼'같은 말 없이."
"알았어. 아 이제 졸려. 잘래. 엄마 말 그만해"
반복이 습관이 되기까지 필요한 횟수. 66번.
런던대에서 9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명한 실험 결과예요.
근데 저는 66번 한다고 습관으로 굳어지지는 않던데.
운동은 4년이 된 지금도 늘 미룰 생각을 하는 대표 종목(?)입니다.
66일 만에 습관을 만들다니 런던대 학생들이 의욕적이고 똑똑했나 싶긴 합니다.ㅎ
어쨌든
습관의 필수조건 '반복'
2번째 칭찬스티커판이 시작됐습니다.
2번째 칭찬스티커판이 다 채워질 때쯤 되면
저와 바다는 또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요.
그때 또 한 번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