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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무디 Aug 28. 2024

참새가 돌아오다.

일곱째날

"그럼, 잘 된 거 아닙니까? 허허~ 근처에서 잘 놀겠죠!"     


양계장 주인은 아예 신이 난 듯한 말투다.

참새는 비참해졌다.


천천히 그대로 눈이 감겨오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일어서자니 힘도 없을 뿐더러 피도 나고 있는데 저들이 자신의 몸을 샅샅이 살펴보도록 그냥 둘 순 없었다.     


'어떻게 해도 죽을 운명은 마찬가지 아닐까...'     


이런 시간이 다가온 건

신의 뜻이라고 홀로 위안 삼았다.     


-저벅저벅-     


"정말 안 보이는군..."     


"양계장을 찾아 일부러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제야 좀 아쉬워하는 듯한 말소리가 들렸고, 참새를 찾는 듯 무거운 발소리가 울렸다.


누워있는 낙엽아래는 습하고 어두웠다.

이마에서 흐르던 피가 멈춘 것 같다.     


'쌕쌕...'     


참새는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의식하며

이제 편안히 쉬기로 했다.


곧 주위는 조용해졌고,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체온은 따뜻해졌다.


누군가 포근히 짚이라도 덮어주는 게 아닐까, 살콤 미소를 지었다.   

  

"이봐! 여기부터 쓸어보라구"     


참새는 꿈이길 바랬다.


배고픔도 못 느낄만큼 꺼져가고 있었다.


자신의 위로 더 많은 낙엽이 덮이는 것과 동시에     

번쩍~ 몸이 통째로 들어올려지는 것을 느꼈다.   

  

"빨리 서둘러! 곧 온다구!"     


대체 뭐가 온다는 걸까, 생각할 여유도 없이 참새의 몸은 어느 손수레의 구석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아팠다...     

"짹!"

    

이번에는 피가나진 않지만 멍은 든 것 같았다.


근육이 쑤시고 아려왔다. 한 삽, 두 삽... 축축한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갔다.


그 사이에서 가느다란 지렁이 한 마리가 보였다.


혼자 먹기엔 너무 길었지만 콕콕 쪼아보았다.     


'아니야. 나는 동물을 먹지 않기로 했지. 아냐. 그래도 이미 죽은 거라면 괜찮을지...'

    

참새의 마음이 오락가락 하는 동안 심장도 두근 반 세근 반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그 때, 푸드덕 푸드덕 거친 날개짓을 하며 커다란 몸집이 뚝 떨어졌다.     


"꽥 꽥 꽥~"  

   

보아하니 어지간히 버티다 억지로 잡혀 온 모양새였다.    

 

그 위로 으깬 감자와 씨앗 따위가 뿌려졌다. 횡재였다.     


"짹짹짹~~~"   

  

수레는 움직이며 덜컹거리기 시작했고,

참새는 허겁지겁 먹기 바빴다.


정말 오랜만의 포식이었다.


한참을 먹다보니 낯선 오리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말없이 먹이를 공유한 셈이 되었는데 불평 한 마디 없는 이 오리는 누군가...


하고 올려다본 참새는 목이 메었다.     


"이그... 가엾은 것. 쯧쯧쯔... !"     


"교장 선생님?"     


제법 배도 불렀겠다.

이제 두 눈을 부릅뜨고 벌떡 일어설 힘 정도는 생겼다.


비록 초췌하고 늙은 모습이었지만 목에 건 열쇠를 보니 병아리 학교의 오리교장이 틀림없다.








- 계속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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