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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Dec 30. 2023

살다+ㅁ, 지칠 때

결국 당신입니다.

겨울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 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그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만 보며 달리다 보면

금세 심장이 터질듯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주어진 일에 얽매여 일만 하다 보면

나를 위한 삶인지, 삶을 위해 내가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 아무리 둘러봐도

삶이 비슷해 보이나 나와 같은 삶은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다. 각각의 삶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한 편의 시가 되어있다.


때로는 뜨겁디 뜨거운 사랑을

때로는 부들부들 몸서리치는 그리움을

때로는 벌렁벌렁 가슴 벅찬 희망을

때로는 가슴 찢어질듯한 슬픔이 녹아져 있다.


어느 순간 나모 모르게 멈춰버린 삶

더 이상 가슴 뛰는 설렘이 없을 때

더 이상 밝디 밝은 희망이 없을 때

더 이상 데일 듯 뜨거운 열정이 없을 때

더 이상 멈출 줄 모르는 의지가 없을 때


그래도 삶을 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그게 나 자신일 수도, 아니면 당신일 수도  


그래서 지금부터 내 삶이란 시의 주인공을 당신으로 정했습니다. 당신을 기쁘게, 미소 짓게, 그게 나의 새로운 삶이 되도록 말입니다.

 

그 시에서는 당신과의 이별도, 그 어떤 좌절도 결코 없을 테니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사막같이 메마른 삶,

때가 되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듯

그렇게 내 삶도 다시 당신과 함께 새싹을 틔웁니다.


당신이 주인공 된 내 삶이란 시도 한 줄 한 줄 더 해 질 때 노래되어 흥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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