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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May 21. 2024

프랑스인 친구가 김치를 사 오라고 한다

김치는 정이죠

연이어 유럽 출장이다.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 6개월 준비한 행사가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데


어젯밤, 짐을 꾸리면서 갑자기 생각난 프랑스인 친구에게 메시지와 함께 출장일정을 보냈다.


친구는 반갑다는 메시지와 함께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1년 만에 만나는 친구의 제안. 기꺼이 응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메시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혹시 한국 제품 중에 필요한 게 없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단번에 김치를 사 오라고 한다.

그것도 새빨간 배추김치. 썰어져 있으면 더 좋다고 했다.


친구는 순도 100% 프랑스인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군인이다. 한국과의 인연으로 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4년 정도 살다 돌아갔다.  한국에 있을 때 업무차 알게 되어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1년 전 즈음 프랑스로 돌아간 친구는 가끔씩 안부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서울과 한국생활을 그리워했다. 그럴 때마다 김치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지나가다가 기념품 가게에 잠깐 들렀을 때 '불닭면'이 진열장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 불닭면을 비롯한 한국라면, 김밥, 냉동만두 등이 해외에서 인기라는 뉴스를 많이 봤는데 보도대로 그 인기는 갈수록 더 많아지는 게 사실인듯하다.


25년 전 즈음 처음 해외에 있을 때

김치 냄새만 나도 싫어했던 그들인데 이제는 김치를 사 오라고 한다. 세상은 그렇게 또 변했고 한국에 대한 인식은 그 보다 더 훨씬 좋아진 듯하여 출국장에 앉아있는 지금. 감회가 새롭다.


김치는 예나 지금이나 정이다.

봄날 마당 넓은 집에서 김치를 새로 담그고 나면 어머니는 늘 대접에 김치 한 포기씩 담아 윗집, 아랫집에 나눠주시곤 했다.


김치하나로 한국과 프랑스, 옛날과 오늘을 이어주는 이 순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한국의 정'. 그 무엇보다 귀했던 우리들의 가치였을 것이다.


- 공항 라운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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