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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Jun 29. 2023

당신에게 카톡이란

XX문학 공모전 낙선작

얼마 전 한 문학공모전에 또다시 무모한 도전을 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 '낙선'. 예상된 결과가 나왔으니 다행이구나 싶었다.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준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더 분발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쑥스럽지만 공개합니다. (낙선작은 카톡 메시지로 울고 웃고있을 현대인들의 마음을 담아봤습니다.)


카톡이 시나브로 우리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 지 오래되었다.


카톡이 있기 전과 후는 일상의 변화는 대단히 크다. 그것이 가져온 생활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특히, 나 어릴 적 공상과학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에서 구현된다. 스마트폰 기능이 진화하고 저장 용량이 커질수록 카톡의 기능 또한 눈부시게 발달되면서 카톡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나는 최근에 카톡으로 계좌이체와 선물하기 기능의 편리함에 쑥 빠져있다.


국민메신저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카톡의 대표기능으로는 '1:1 대화뿐만 아니라 단톡방'을 통해 다수에게 한 번에 여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기도 하니 기특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 이면에는 또 다른 불편함이 도사리고 있다. 인생에서도 그러하듯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 카톡도 예외 일 수 없다.


특히, 카톡이 탄생할 무렵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자면, 단톡방의 공지는 순수히 업무시간 내에서만 유효한듯하다. 행여나, 부득이하게 휴일 또는 업무시간 외에 단톡방에 공지가 뜨는 것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때로는 '퇴근 후 카톡 금지법'과 같은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얼마나 긴박한 사안 인가와 그 단톡방을 이용하는 사용자 간의 신뢰관계에 따라서 반응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카톡은 비단 이런 업무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극히 사적인 상황에서 더 의미 있게 작용하기도 한다. 이제 막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 소위 "썸"을 타기 시작하는 연인들이나, 오래 사귀어온 연인, 부부간에도 그 쓰임새와 의미는 각각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경우 카톡 메시지의 '읽음(읽지 않았을 경우 숫자 1로 표시됨)' 기능을 통해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때로는 안심을, 때로는 불안감을 주기도 하니 요물이 따로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두 사람 간의 관계의 정도에 따라 보낸 이와 받는 이 간에 고도의 심리전이 벌어지기도 하니, 성질 급한 사람들은 인내의 한계에 직면하기도 하기도 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제목 : 카톡 메시지


메시지 보낸 지 반나절이 지났다.

아직도 '1'


또다시  반나절이 지났다

여전히 '1'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불길한 마음에 다시 보낸 메시지


다시 보낸 메시지 또한 반나절, 

그리도 또 다른 반나절이 지나고,

또 새로운 하루가 지나는 동안

변함없는 '1'


세 번째 다시 보낸 메시지

미동도 없는 '1'


그렇게 비 오듯 카톡에 '1'이 쏟아진다

/ / / / / / / / / / / / / / / / / / / / / / /


마음에도  '1'이 비수 되어 내린다

 마음 아는지 때마침 창밖에도 비가 쏟아진다


물론 카톡의 모든 기능을 이미 알고 있는 영특한 이들은 '비행기 모드'로 모든 메시지를 읽고 모른척하기도 한다. 비행기 모드에서 메시지를 확인하면 '읽지 않음(1)'로 표시되기 때문에 그 기능을 십분 발휘해 상대의 심리를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으니 지금 카톡 메시지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용자들이 있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https://brunch.co.kr/@aea52d57bd2345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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