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Neutron)는 원자핵을 구성하고 있는 입자 중 하나다. 원자핵은 양성자들과 중성자들의 뭉치이다. 이 원자핵을 중심으로 그 외곽을 유령처럼 돌아다니는 전자(Electron)들을 한데 묶어 원자(Atom)라고 한다. 양성자 한 개, 중성자 한 개, 전자 한 개로 이루어진 원자는 수소이다. 양성자와 전자가 각각 두 개씩이 되면 우리는 이 원자를 헬륨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양성자의 개수에 따라 원자에 번호가 매겨지며 지금까지 발견된 그 종류는 100개가 넘는다. 서로 다른 조합으로 원자들이 수천억 개가 모이면 내가 된다. 유사한 조합으로 원자들이 다시 수천억 개가 모이면 네가 되고, 그들이 된다. 그래서 너와 나, 그들은 모두 원자라는 알갱이의 집합체이다. 원자의 종류는 달라도, 그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동일한 알갱이의 집합체이다.
몸을 이루고 있는 알갱이의 종류는 동일한데, 우리의 생김새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반대의 생각을 갖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끼리 서로 미워하고, 심지어는 싸우고 죽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신념이 옳고 나와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여긴다.
뿌리로 돌아가면, 즉 우리 몸의 근원인 원자로 돌아가면 옳고 그른 것은 없다. 그들은 일정한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서로 밀거나 당기며, 합쳐지거나 분해되어 조화롭게 세상에 존재한다. 또한, 원자들은 사람의 몸이 되었다가,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혀 흙이 되기도 하고, 그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에 흡수되어 열매가 되기도 한다. 이 열매를 먹은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가 동물의 살이 되고, 그 동물을 사냥한 인간의 몸에 흡수되어 다시 사람의 세포가 된다.
사람의 뿌리는 같다. 원자라는 작은 알갱이가 그 뿌리이다. 이 원자 안에서도 원자핵을 이루는 중성자는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도 원자가 붕괴되지 않고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양성자끼리의 전기적 반발력은 중성자가 있으므로 해서 억제시킬 수 있다. 중성자는 원자핵을 안정적으로 뭉쳐있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중성자는 전기적 성질이 없다. 그래서 원자핵 안으로 파고들 수 있다. 원자핵 안으로 파고들어 원자핵을 쪼갤 수 있다. 원자핵이 쪼개질 때 나오는 에너지를 사람들이 이용한다. 원자핵이 쪼개지면 또 다른 중성자들이 튀어나와 다른 핵을 쪼개며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이 연쇄반응 속도를 천천히 제어하면 발전소를 돌릴 수 있다. 연쇄반응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면 무시무시한 폭탄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중성자는 인류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도 하지만, 잘못 쓰이면 인류를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나는 중성자의 성질을 좋아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타인과 나를 함께 묶어 안정을 이룰 수 있으며, 사회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만물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도록 돕지만, 필요한 시점이 오면 그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중성자를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