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시대라고들 말한다.. artificial intelligence...
학습 , 추론 , 문제 해결 , 지각, 의사 결정 등 인간의 지능과
일반적으로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는 계산 시스템의
능력을 총칭하는 단어이다.
우리가 지금 인식하고 있는 AI와 과히 다르지 않은 정의인 듯 하다.
하지만 마지막 다섯글자의 의미-"계산 시스템"-를 잃어버린 듯 한
요즘은 쓴 웃음을 짓는 일이 많아졌다.
사무실 회의자료에서도
나 > 00대리님~ 이자료 출처가 어디예요?
oo대리님 > 네? 챗지OO요~~
나 > 아~~이 자료 정확한 자료가 맞나요?
oo대리님 > 여러 AI 프로그램으로 확인 했습니다~~
나 > .....침묵.....네 알겠어요~ 수고하셨어요~ㅠ ㅠ
집에가면 아이들도
나 > 아빠가 글 한편 썼는데 한번 읽어봐줄래?
아이들 > 챗지OO 한테 봐달라 해~~! 복사해서 갖다 붙이기만하면
분석해주고 평가도 해주고 수정까지 해줘 아빠~!
요즘은 다 그렇게 하는 것 같던데..
나 > 그래? 아니 아빠는 그냥 아빠 글을 너희들이 읽어봐 줬으면 해서..
그 계산시스템 말고 ^^...침묵....
나는 AI를 쓰지 못하는 것일까? 안쓰는 것일까?
요즘은 나도 한번 AI한테 글에 대한 평가를 맡겨볼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실은 해본 적도 있다. ^^;; 과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어설프지만 나의 감각을 동원하여 힘들게 써낸 글을
1초도 안되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이렇게 바꿔드릴까요? 채점받는 기분? 흠...기분이 영 별로였다.
맞지 않는 맞춤법 문맥과 맞지 않는 단어 그리고
문장배열까지.. 사람이 쓴 글인 이상 실수 투성이인 글들은
그런 글만의 매력이 있다.
완벽한 문단구성과 전세계의 데이터를 종합하여 만들어낸
완벽한 내용 그리고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맞춤법과 단어배열까지
흠... 생각해보면 인간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의견을 구하는 질문이든 답을 묻는 질문이든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이든 가장먼저 엄지손가락이 움직인다.
AI를 향하여
하다못해 논리적인 검색을 해야하는 인터넷 검색도 아닌
질문과 조건을 넣으면 바로 최상의 확률을 가진 답변을
즉시 몇초도 안되어 토해놓는 그 AI를 향하여
학창시절 손때묻은 영어사전과 사전 면면마다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써놓았던 그 영어사전이
전자사전으로 바뀔때만해도 이야~~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이렇게 두꺼운 사전에 그 조그만 전자사전안에 다 들어가다니..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전자사전은 사라지게되고
어마어마한 검색데이터를 자랑하는 각종 포털들이 생기면서
종이사전은 시대에 종말을 고했다.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종말을 고한 것이 종이사전 뿐일까?
'질문과 대답, 설명과 경청, 생각과 고민' 이러한 사람의 오감이 활용되는
모든 활동들이 모두 종말을 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일만은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정말 고민해야 할 점은 그 활용성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잃어가는 오감의 활용이다.
일찍이 어려서부터 눈과 손, 코와 입 그리고 귀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을 배워왔다. 그렇게 자라오면서 더 많은
지식과 생각 논리력 그리고 표현할 수 있는 오감을 키워오고 있었다.
지금도 그러한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열풍이 불고 있는 독립서점만 보더라도
다시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레트로 열풍이 아닌
다시한번 오감을 느끼고자하는 바램이 가져오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레트로는 과거의 유행이나 문화를 가져오려는 시도이지만
독립서점과 같은 경우는 순수한 오감으로의 회귀로 봐야 맞을 것이다.
어떠한가? 우리의 오감을 AI라는 계산시스템에 맞길 것인가?
아니면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나의 오감을 믿으며 느껴갈 것인가?
참고문헌 및 인용
(1) 한병철 <사물의 소멸 中 >"AI"(김영사 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