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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마음, 나의 마음

'그림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by 투망고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보고 나눌 때마다 나는 늘 교육자와 예술가 사이에서의 갈등을 느낀다.
교육적으로 사실을 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작품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자기만의 시선을 키워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크린샷 2025-09-15 193126.png 고흐의 '양파가 있는 정물'/ 미술이야기

〈양파가 있는 정물〉은 그저 정물화일 뿐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추론해 내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정물에 나온 책, 편지, 양파의 의미까지...

하지만 그 어떤 해석보다도,

나는 먼저 시각적으로 전해지는 색감과 붓질이 주는 즐거움을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KakaoTalk_20250915_191516890_02.jpg 25년/ 미술이야기미술학원


학원 외벽에 붙여진 글귀처럼,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고흐의 순수한 마음을 먼저 만나보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시작이다.

올 초에도 아이들과 그 마음을 함께 느껴보고자 고흐의 그림을 그려보았지만,

되돌아보면 그 또한 나의 욕심이었음을 인정한다.

KakaoTalk_20250915_191516890_01.jpg 25년/ 소연이가 그린 '모과가 있는 정물' / 미술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고흐가 그랬던 것처럼, 잘 그리려는 부담이 아니라 그리는 순간의 충만함을 아이들과 나누는 것. 그

것이야말로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싶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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