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을 열렬히 생각하고 위한다는 것.
누군가의 마음을 억겁의 시간이 지나고서도 완전히 알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의 영역이다.
어림짐작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그것은 아주 나쁘다, 하지만 편하다.
무생물이나 상황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는 게 나에게 이롭다.
살아온 날의 절반만큼 더 지나면 나도 가정을 구성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 나이 대의 생각다웠다고 위안할까, 바보 같았다고 생각할까
27살의 해 질 녘에 이르렀다.
아직도 애 같은 면모가 도드라지고, 그것에 쉽게 흔들린다.
나는 언제쯤 단단한 삶의 자세를 갖게 될까?
너무나도 열렬히 사랑하고 생각하다 보면, 나를 잃어간다는 느낌을 갖는다.
나보다 그 사람을 더 생각하고 위해줄 때, 시도 때도 없이 그 사람만을 간절히 원할 때,
난 이때를 격렬하게 두려워하며 시간의 틈이 필요한 때라고 믿는다.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얻게 되는 위안은 그 사람이 없어지면 공허함만이 도래한다.
이 공허함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기에, 외로움과 슬픔과 같이 가야 한다.
매일 같은 삶을 살게 되더라도 여전히 날 사랑할 수 있을까
쉴 새 없이 흔들린다.
바보 같고, 내가 왜 이럴까도 싶다.
이게 사랑은 맞지만,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