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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Mar 03. 2024

사랑없이 자란 아이

작은 외삼촌 이야기

내가 기억하고 들은 작은 외삼촌의 이야기다.


겨우 중학생이던  때, 갓 결혼한 누나아 인천부터 광주까지 내려왔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는 핑계로, 버스 터미널에 버려졌다.




작은 외삼촌이 자라던 때, 우리 외가는 졸부가 되었다. 할아버지는 사업 확장에만 혈안이었고. 할머니도 열일곱에 어머니가 되어, 애가 애를 키우는 상황이었다.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발소리나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큰 외삼촌과 어머니는 도망쳤다. 잠깐 TV 보거나 밥알을 세면 밥그릇이 사라졌다고 한다.


강압과 억압받는 가정 속에서 나의 엄마와 큰 외삼촌은 가족이 생기고 자식들에게 많은 식사와 먹을거리를 제공했지만, 나와 사촌 형은 비만이 될 뿐, 행복과는 멀어졌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음식과 시간만이 아니다. 적당한 그리고 적절한 교육과 교육이 이루어져야만 올바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내가 23살이 되던 때,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에 100만 원 남짓한 돈을 건네주며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 물었다. 작은 외삼촌은 6개월 혹은 1년을 말했다. 5년에서 6년이 지났지만 아직 난 그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가족의 연을 끊기 위한 돈이라고 생각하며 건넸다. 차라리 돈도 주지 말고 연을 끊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 나도 많이 어렸다'는 핑계를 댄다.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의 배경도 함께 생각한다. 덩치만 커진 아이를 방치하고 버려두었던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들었는가.


이 가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함도 배낭 한편에 넣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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