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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Apr 30. 2024

애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어느 날 졸고 있는 후배가 보여 괜히 마음 상할까 개인 메신저로 조는 행동이 좋게 보이지 않으니, 조심하라고 타일렀다. 돌아오는 말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를 싫어하시나요?'라는 말을 받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말끝을 더듬었다. 행동에 대해서 말한 것이지 싫어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고 정리하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 이후 후배의 태도는 적대하는 태도로 변했고 가급적 멀리 지냈다. 꼭 해야 하는 일들만 요청해되 그 외에 것들은 굳이 통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후배가 낸 말은 내 마음을 돌고 돌아 조금씩 곪아갔다. 며칠이 지나고 멘토님을 찾아뵈었을 때, 이 일에 대해 속을 썩이고 있음을 말씀드리니 잠시 숨을 고르시고 말씀하셨다. '애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네가 거기서 잘못한 게 무엇이 있니?' 그 말씀이 곪은 상처를 아물게 했다.




진짜 잘못을 깨달았다. 내 잘못이 없음에도 나에게 잘못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었다. 앞뒤 상황을 놓고 객관적인 시각을 본다고 하였음에도 내 눈을 내가 가린 꼴이 되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그 후배는 다른 부서로 발령되었다.  그 이후 내 잘못이 없음에도 자책하고 있을 때면 멘토님의 말씀이 귓가를 에워싼다. '애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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