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아쉬탕가 수련을 하고 온 날은 오후가 나른해진다. 종종 실제로 졸거나 낮잠을 자는 일도 있다. 그래서 아쉬탕가를 하는 날은 단단히 마음을 다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직 내가 하는 아쉬탕가는 지도자가 이끌어주는 프라이머리 수준이다. 원장님따라 정해진 시퀀스대로 하는 건데도 집중하지 않으면 동작을 놓치고 잘되던아사나도 흔들린다. 언제 즈음 이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며 수련하는 마이솔 클래스가 가능할까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첫 아쉬탕가의 충격과 공포는 아직도 선명하다. 나는 아직 전 단계에서 헤매는데 다들 벌써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고 땀범벅에 정신도 없고 현기증마저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가부좌한 몸을 번쩍 들어 공중 부양하더니 이내 몸을 뒤집어 들었다 내리고 머리 서기를 하며 다른 세상에 가있다. 그야말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보기만 해도 주눅이 잔뜩 들었고 다음 날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며칠을 심한 근육통에 시달렸다. 그나마 흐르듯 이어지는 빈야사가 아쉬탕가보다는 조금 나아보였다. 그렇게 몇 개월간 빈야사 위주로 수업을 듣다 오랜만에 다시 아쉬탕가 수련에 들어갔을 때 놀랍게도 변화가 있었다. 조금 재미있다고 느껴진 것이다.
여전히 힘은 부족하고 마스크를 쓰고 수련하면 현기증을 느낄 때도 있지만 아쉬탕가만의 매력이 분명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하는 수련이기에 할수록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스스로 지난번보다 나아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성취감이 있다.
물론 늘 성장은 아니고 계단식 혹은 지그재그 같은 느낌이지만 분명 거듭할수록 당장 쓰러져 죽을 것 같은 기진맥진함이 아니라 스스로 이 과정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자기 통제력과 함께 수리야나마스카라(태양경배자세)를 반복하며 에너지가 오히려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또 빠르게 진행되는 아쉬탕가 수련 중에는 잡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 무념무상으로 내가 가진 에너지 전부를 이 자리에 쏟게 된다. 중간중간 땀도 닦고 호흡이 부족하지 않도록 내 몸을 살피기만도 바쁘다.
아쉬탕가는 정직하다. 한 번에 되는 동작들이 아니라 오랜 수련 시간이 필요하다. 내 안의 힘과 균형을 끊임없이 깨워내는 느낌. 그래서 아쉬탕가를 마쳤을 때 느끼는 벅찬 희열이 있다. 사바아사나(송장자세)로 누워 땀이 흠뻑 난 몸의 긴장을 놓아주면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 느낀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해낸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차오른다.
막막하게 높게만 보였던 아쉬탕가라는 넓은 산 안에서 헤매는 일은 그래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