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이 바뀌면 배움의 폭도 넓어져요.
시야가 넓어지면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도 배움을 얻는다.
강의를 시작한 뒤부터는 강의를 듣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매년 농업이나 마케팅에 관한 교육을 들으며 계속해서 바뀌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식도 중요하지만 같이 교육을 듣는 분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거든요. 특히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들을 때면 농촌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이 하는 질문들은 꽤 냉철해요. 경험이 적은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하실 때가 많거든요. 농사는 경험이 자산이기 때문에 오랜 경력을 가지신 분들과 인연이 중요해요. 농촌을 대한 태도나 농업의 미래, 제도, 마케팅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배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강의를 시작한 이후에는 함께 교육을 듣는 농업인들을 통해 얻는 깨달음도 다양해졌어요.
강의를 듣는 도중에 교육생들의 호응을 살피기 시작했어요. 강사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 중에서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고 집중을 잘하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강사가 경험했던 역경을 이겨낸 에피소드들을 얘기할 때 집중력이 높아져요. 토마토를 키우다가 뿔나방의 습격을 받았는데 약을 써도 해결이 안돼서 그 해 농사를 망쳤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다음 해에는 모종을 심을 때부터 관리를 했다는 에피소드를 통해 강사는 뿔나방을 예방하는 방법을 전달하는 것이죠. 강사가 이런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면 교육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또한 교육생들이 쉬는 시간에 나누는 담소에 집중하게 돼요. 특히 농업 교육의 경우 매년 교육을 받으시는 분들이 비슷해요. 배움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만 교육을 듣기 때문에 매년 교육생들이 비슷하죠. 그렇다 보니 강사 평가에 있어 굉장히 냉정해요. 재작년에 Chat GPT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강사분께서 3주 내내 GPT 사용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셨어요. 요점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같이 강의를 듣는 분들의 연령대가 높아서 강사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도 만족스러워하는 분도 계셨지만 아닌 경우도 있었어요.
이미 Chat GPT를 이용해서 사업계획서나 강의자료를 만드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그분들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만한 정보를 Chat GPT에서 얻는 구체적인 방법을 궁금해하셨어요. 하지만 강사의 결론적인 답변은 '질문을 잘해보세요'였어요. 그렇다 보니 일부 교육생들을 불만족스러운 평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주제 하나로 3주 내내 다른 이야기를 하듯이 말씀하시는 강사분의 능력에 감탄했지만요.
또 다른 경험으로는 마케팅 교육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대부분의 강사분들이 온라인 키워드 광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세요. 직접 네이버 광고 시스템에 가입해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죠. 하지만 5년 넘게 마케팅 강의를 하시는 분들을 쫓아다니며 교육을 들었어도 구체적으로 광고 설정을 어떻게 해야 노출이 잘 되는지 알려주시는 강사분들은 한 명도 없었어요. 흥미로운 점은 강사분들 중에서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죠. 키워드 광고를 진행해 본 경험이 없거나 그 경험이 오래되어 알고리즘이 바뀐 광고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줄 수 없는 강사들이 강의를 하시는 거예요. 그렇다 보니 교육생들은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는 불만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온라인 마케팅과 관련된 교육을 요청받은 강의에서 구체적으로 키워드 광고 설정을 어떻게 테스트해야 하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 당시 실제로 제가 물건을 판매해 보며 테스트하는 방식이었거든요. 그 강의를 할 때 교육생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거의 모두가 필기를 하면서 제 얘기를 들으시는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쉬는 시간에는 저와 토론을 하며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강사분이 없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죠. 저는 마케팅 교육을 들으며 제가 듣고 싶었던 부분들을 알려드렸을 뿐이었는데 굉장히 좋은 평을 받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생들이 나누는 담소에 집중해야 돼요. 그 속에는 교육생들의 니즈가 담겨있거든요. 그래서 담소를 통해 어느 정도까지의 지식을 전달해 줘야 만족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곤 해요. 앞으로 더 많은 강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인지 강사로서 갖춰야 할 전달력이나 교육생의 니즈를 파악하는 방법 등을 교육을 들으면서 얻고 있어요. 마음가짐이 바뀌니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 시간을 활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강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또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어 교육을 받는 시간이 더욱 의미 있어졌어요. 시야가 넓어지면 얻을 수 있는 배움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이어나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