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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Aug 23. 2023

남을 속여 네 부모와 자식의 배를 채워 어찌 행복하랴?

잘못인 줄 알면서 그걸 한다면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될 뿐이다.

어제 서울과 수도권에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를 보면서 마음이 급해 이른 아침부터 강남에서 용인 별장까지 출근 차들을 비집고 급한 마음과 뒤엉켜 액셀을 밟았다.


이미 지난주 자신의 모든 획책이 뒤집힌 것은 물론, 한몫 뜯어내겠다고 공작을 벌였다가 도리어 된통 참 교육을 받은 지하수 펌프 사장의 마무리 약속이 급하게 잡혔기 때문이었다.


https://brunch.co.kr/@ahura/1671


그냥 자신이 눈탱이를 때리고 한몫 챙기려던 것이 뽀록이 났고 너무도 쪽팔리다면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실수를 마무리하면 그뿐이었을 것을 그는 다른 기술자가 왔던 비용을 내가 해결해 달라고 비굴한 목소리를 짜내는 것으로 그 문제가 해결되자, 본사에 필요한 부품을 신청해서 바쁜 자신의 일정을 쪼개서 그 주에는 오지 못하고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오겠다고 또 거들먹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미 본사에 정식 항의가 들어간 상황에서 본사가 부품이 재고가 없다는 둥 헛소리를 할 일이 없는데, 그는 다시 자신이 약속한 금요일에 본사교육을 들어간다며 다시 연락을 하지 않았고 내가 본사에 전화를 걸어 정말로 부품이 없다고 전한 게 맞는지 그리고 그 말이 거짓말이라면 그로 인한 시간적 금전적 손해배상을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본사에 채근하여 없는 부품이 조달되었다면서 화요일 아침에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연락을 취해왔다.


이젠 참 교육이고 뭐고 이런 부류를 반복적으로 대하는 것에 신물이 나다 못해 넌더리가 났다.

먼저 별장에 도착해서 부쩍 자라 버린 정원의 잔디를 한참을 깎고 있노라니 한켠 정자에 말벌들이 거대한 벌집을 만들어 아예 한 살림을 차린 것이 보였다.


벌집이 정자의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아무래도 위험할 듯하여 119에 연락을 취해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기다려 소방관들이 멋지게 에프킬러류의 약과 배드민턴 채로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직원을 데리고 왔다.

물이 나오지 않아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몇 번이나 방문하여 알고 있던 그는 주변 집에서 물을 얻으면 되지 않느냐며 당연히 말하며 젊은 직원에게 물을 길어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30여 미터의 대공 파이프를 가득 채울 물을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방식으로 한참을 붓다가 여전히 물이 차지 않자 뭔가 문제가 있다며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물론 물이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그는 수위가 19미터 정도에 있는데 물이 안 올라오는 게 이상하다는 둥, 이전에 와서 파이프를 점검했던 전문가가 파이프를 성의 없이 집어던져 넣는 순간 중간에 제트에서 스프링이 뒤로 뒤집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둥 여전히 이빨을 털어냈다.

그냥 묵묵히 대꾸 없이 들어주었다.


결국 물이 덜 찼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는 대답 없는 나에게 퍼포먼스라도 하듯이 다시 그 긴 파이프관을 끄집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는 이상 없는 것이 들켜지는 것이 민망했는지 중간의 제트 부분을 분해해서는 입으로 불어가면서 온갖 퍼포먼스를 끝내고서는 아주 작은 점 같은 것을 손가락에 집어 올리면 이렇게 말했다.


"이 작은 미세먼지급의 이 검댕하나가 거르는 부분에 역류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되거든요."


어이가 없어 여전히 대꾸가 없이 빤히 그를 쳐다보기만 하자 그가 계속 입을 털었다.


"물론 교수님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냐고 논리적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게 또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는 내가 없을 때 어르신들만 있는 틈을 타서 기계의 모든 부품을 교체했고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물이 안 올라오니 수중펌프밖에 답이 없다면서 300여만 원을 요구했던 자였다. 그가 일시적 망각 증상으로 나에게 그런 눈탱이 후려치기를 시도했던 사실을 잊었을 리 만무했다. 그리고 민망했는지 다시 조립하고 집어넣은 후에 물을 꾸준히 길어 나르고 파이프의 물을 다 채우자 펌프는 아무런 문제 없이 지하수를 퐁퐁 끌어올렸다.


내 경험으로 유추하건대, 그는 어제까지도 현장에서 자기가 그렇게 수많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고 마무리하였으니 젊은 직원까지 포함하여 비용을 달라고 요구했을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의 평생의 눈치로 보건대 그는 내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서 그저 단 한마디 그가 들으라며 내뱉은 혼잣말에 모든 미망을 포기했을 터였다.


"이렇게 부품 멀쩡하게 고치고 나면 물이 올라올 걸, 수중펌프가 어쩌고 문제가 없다는 둥 석 달 가까이 물도 못써서 별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그리고 그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을 치듯 사라졌다.


누군가는 이 매거진의 기가 막힌 에피소드들을 보며 사이다라며 참 교육이라며 시원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을 보고 들으셨던 노모께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애비나 되니까 저런 사람들을 혼쭐 내지 다들 모르고 당하고 바쁘다고 넘어가고 그렇게 되니까 저 사람이 여태 저렇게 산 건데, 오늘 기겁을 했겠구나."


맞다. 나와 마주쳐 자신의 비리나 잘못이 까발려진 이들이 버티고 개기고 엉겨 붙다가 결국 다 박살이 나고 코너에 몰려서는 피 질질 흘리며 매번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까지 하실 건 없잖아요.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주시면 안돼요?"


도대체 누가 좋다는 것인가? 다른 사람을 기만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너 좋자고 니가 평생 그렇게 벌어먹고 뭉개며 살았다고 내가 여태까지 당했던 사람들과 다르게 굴지 말아 달라는 게 사과인가? 커밍아웃인가?

그들에게는 평생 살면서 내가 처음 만나는 캐릭터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그들이 나를 만나 혼쭐이 났다고 한들, 양심을 다시 찾아 새사람이 될 것이라는 허망한 기대 따위는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나는 매번 그런 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결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넘어가주지 않는다.

당연히 그렇게 사는 건 너무너무 힘들다. 

이유는 그런 자들이 아주 적고 독단적으로 그 비리를 행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자들이 공생하는 관계는 범죄가 된다고 신고를 해도 그 비슷한 경찰쓰레기가 사건을 뭉개고 뒷돈을 받고 혹은 그냥 귀찮다는 이유로 넘어가버리고, 그 사건을 보도해야 할 기레기가 그게 자극적인 사건이 안된다고 혹은 취재를 들어갔다가 뒷돈을 받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취재를 덮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작 국민들이 낸 혈세라 불리는 돈을 대놓고 눈먼 돈이라 부르며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자는 물론이고 그 산하기관의 회사원이랍시며 자신들은 공무원들이 누리는 것을 모두 누리겠다며 직무유기죄를 언급하며 키득거리며 '저는 공무원이 아니라서 그 죄로는 의율적용이 안되용~'이라고 빠져나가려 든다.


그렇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생하는 벌레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하고, 규칙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며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이 선량한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를 해서 발연기를 시연하고서 도망치고 연명하려 든다.


처음 문제를 지적하려고 상대와 통화하는 그 순간부터 첫마디에 그가 벌레인지 사람인지가 구분되는 내 입장에서는 '아! 또 이 짓을 반복해야 하는가?'싶어서 "그렇게 하지 마요. 나중에 일이 더 커지면 후회하게 될 거예요."라고 말해줘도 어느 한 명 그 말귀를 알아듣고 자신의 처참한 미래를 읽고서 미연에 사태를 수습하고 사과하는 자는 이제까지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왜 그러냐?

왜 그러고들 사냐?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의 등을 쳐서 차를 좋은 걸로 바꾸고 그렇게 돈을 챙기고 지내면 맘이 좋은가? 그렇게 챙긴 돈으로 자신들 먹을 거 사 먹이고 입히고 하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냔 말이다.


자신이 멀쩡히 남의 차를 쳐놓고 도망치다가 잡혀서는 '보험 처리하고 좋게 마무리합시다.'라고 했더니 더 길길이 날뛰고 경찰 부르라고 하고, 거기에 더해 동승하지도 않았던 자기 부모를 피해자로 등록하여 병원이 빼내어먹을 생각을 했던 자는, 그리고 그렇게 하자며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떼어다 주었던 그 부모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에서 그런 짓을 버젓이 벌였을까?


https://brunch.co.kr/@ahura/1658


그러지 말라고,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고 가르치고 혼을 내줬어야지.

그리고 스스로 그것이 얼마나 큰 혹독한 대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지 말았어야지.

왜 스스로 늪에 빠지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죽지 않을꺼야,라고 중얼거리냔 말이다.


당신과 당신들의 가족들이 그들과 다르다고, 나는 그렇게 안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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