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는 이들의 민낯 - 6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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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여당의 행정안전위원회의 위원장이자 3선 이상의 여자 국회의원, 그녀의 지역구 경찰서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사건 은폐. 정치인에 대해 대단한 기대를 한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발검 무적이 나름 그 정치꾼들의 논리에서 볼 때 가장 적임자이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으로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이벤트거리라고 생각해서 그녀의 사무실에 사안을 제시하는 방안은 결국 그가 정신병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역구 보좌관이 국회의원에게 보고할 가치조차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렇게 꺾여버리고 말았다.
정작 국회의원의 귀에 그 사안이 들어가 보지도 못하였기에(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지역 보좌관이 경찰 측과 이야기를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별 것 아닌 건으로 덮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국회의원이 알게 되었다면 크게 다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국회를 출입하게 되고 그녀를 포함한 다양한 국회의원들을 접한 결과 그들이 움직이는 민원은 상당한 밀접성이 보장되는 상대에게서가 아니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발검 무적이 순진한 사람이어서 자신의 민원이 아쉽게 국회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여기지 않은 것은 오히려 브런치에서 그가 적은 글을 통해서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글을 읽고 난 후였다. 행안위원장이라는 그녀가 연전에 판사를 자신의 국회의원실로 직접 불러 자기 지인의 아들이 벌금형을 받게 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이유로 호된 질타와 면박을 받은 사실이 공공연하게 그녀가 그나마 가지고 있던 당내의 지위를 최소한 서너 단계나 끌어내렸다는 과거가 뉴스에 도배를 한 것을 그가 글로 정리하며 결국 정치꾼들이 알았다고 하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을 자조했기 때문이었다.
발검 무적이 나와 같은 황망함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 통화내용들과 대화 내용을 들으면서 가장 어이가 없었고 기레기마저도 얼굴이 화끈거렸던 것은 10여 년이 넘게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다는 지역구 국장이라는 자의 입에서 나온 경찰에 대한 평가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경찰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아요. 대한민국 전문 수사관들이 수사를 했잖아요! 증거도 없잖아요. 그리고 왜 자꾸 다른 사람의 일에 엮여서 이렇게까지 하세요. 그 정신병자 같은 교수라는 사람은 자신과 싸운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예닐곱 개나 되는 죄명을 붙여서 그냥 고소하고 싸움을 거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경찰이 사건을 덮었다는 둥 그런 음모이론을 가지고 경찰청 감찰과나 국민권익위까지 쑤실 수 있는 곳은 다 쑤시고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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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거나하게 참으로 막걸리를 걸칠 것 같은 시골농부같은 목소리의 그가 했던 말들은 쉽게 내 뇌리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한동안 울리며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내가 경찰도 아니고 내가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데 심지어 나는 ‘아이가 죽은 것도 아니고 아이가 던져져서 사경을 헤매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아이를 던지려고 한 화면이 CCTV 같은 것에 찍혀 있다면 모를까’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취재를 거부했더랬다. 그나마 내가 한 것이라고는 그 사이비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런 제보가 있는데 당신은 어떤 입장이냐고 그를 찌르고 떠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이미 경찰에 손을 써서 무혐의로 모두 빠져나왔는데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이슈가 자신을 덮쳐왔음에 당황하며 말을 더듬으며 내게 이렇게 대답했었다.
“뭐뭐뭐요? 아동학대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 소리를... 누가 애를 던지려고 했다는 겁니까? 전혀 그런 사실 없어요. 그 사람이 다 꾸며낸 얘기입니다. 저주의 기도를 하는 목사가 어디 있습니까?”
나를 변명하며 늘 하는 말처럼 ‘기레기도 기자다’라는 구차한 변명을 꺼내놓지 않더라도 나는 어쨌거나 그걸 밥벌이로 하고 있는 사람임은 맞다. 기자의 기본은 팩트체크이다. 김 교수나 발검 무적 같은 나름 공부를 꽤 많이 한 사법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수사의 기본 역시 팩트 체크이다. 사실을 알고 싶을 때 가장 확실한 것은 당사자들에 대한 취조와 취재이다. 나는 그때 한 번이었지만 그와 통화를 하며 그의 진실성 여부를 확인하였다. 어설픈 기자로서의 감 따위가 아니라 그가 한 거짓말을 증명할만한 멀쩡한 대학교수를 정신병자 진상 민원인이라고 말하며 경찰 측의 말을 믿는다고 하는 지역구 보좌관 따위와는 다르다고 자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를 던지려는 행위를 녹취가 담보할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으시던 라디오 드라마의 이야기를 빌자면, 소설처럼 그저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급박한 상황은 녹취가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보좌관이 그렇게 신뢰한다는 대한민국 전문 수사관이라는 중양구 초동 수사관이 사이비 목사의 예닐곱 건의 죄목이 모두 무혐의로 죄가 되지 않는다며 직접 작성한 수사결과 통지서에 그가 굳이 ‘아이를 던지려고 한 행위’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임대임과 임차인의 관계를 고려할 때 공포감을 현저히 줄만할 수 없다는 둥 이미 현장에 성인이 7명이나 증인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공포감을 자아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둥의 소설과 궤변을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가 김 교수를 기어코 형사 처벌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증인으로까지 등장하여 증언한 당시 그의 증언에서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던지려고 집안에 뛰어들어가 아이를 들고 나와 김 교수에게 때려보라고 내밀었다는 그 증언을 확인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수사 종결권이 경찰에게 넘어가고 난 뒤, 경찰에서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자신들이 전문기관으로서 이른바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한 조치가 있다. 바로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 자격을 가진 일반인들을 사법경찰관이라는 이름으로 고용하여 경찰서마다 수사 종결을 내릴 때 검토와 문건 작성의 감수를 맡기는 것이었다.
그 행간의 의미를 모르고 겉만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나 경찰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그 조치는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관련으로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경찰들이 수사 종결을 하면서 일으킬 수 있는 법적인 실수나 여러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각 경찰서에 한 명씩 아예 그런 보직을 세우고 국민의 혈세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일선 검찰에서 경찰 관련하여 수사 일선에 있는 초임 검사들이 로스쿨 출신들이 나오면서 그들과 동기이거나 함께 공부했던 이들을 경찰서 일선에 배치하여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른바 전관예우보다 더 끈끈한 그 지저분한 법조계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새롭게 나온 아이디어는 전혀 아니었다. 이전에 사법고시에 패스한 사람들을 특채 경찰이라는 이유로 선발하여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장 등의 실무 지휘 과장급으로 배치한 것이 그 기본적인 출발이었다. 이른바 검찰과 원활한 기름칠 역할을 할 사람들도 사시 동기이거나 선후배들을 실무 지휘 간부로 영입하여 특별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분명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출신의 변호사들을 쓰거나 하다못해 근처 경찰서에서 정년 퇴임한 법무사를 고용하게 되면 조금의 돈이 들지언정 사건이 무마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 문제의 아동학대 사건의 초동수사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중양서의 서장은 김 교수가 홈페이지에 있던 ‘서장에게 바란다’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중양서 서장을 지나 서울경찰청의 주요 과장으로 승승장구한다며 사건을 외면했었다. 그 역시 그런 방식으로 특채가 된 사시 출신의 경찰이었다.
나는 그가 누군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승진해서 서울경찰청에 과장 자리로 올라가고 나서 터진 사건에서 그를 의외의 경찰기자회견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새벽까지 한강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실종되었다고 했던 의대생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그의 아버지가 각종 언론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른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기자회견의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개인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자회견장에 가서야 그가 이전에 보직이 중양서 경찰서장 출신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행안위원장이었던 여자 국회의원도 정작 서울경찰청의 과장으로 승진되어 더 높은 고속승진자리를 기대하는 이전 중양서 경찰서장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이미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누가 그런 자신의 발목을 잡을뻔한 일을 일일이 기억하며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라도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던 그의 모습이나 야당이 되어 그나마 다시 최고위원이 당내의 권력이라고 그 자리에 바둥거리며 올라가겠다고 초등학교 웅변학원 수준의 강변을 통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렇게 대선이 지나고 지방선거까지 모두 지났을 2022년 5월의 어린이날을 앞둔 봄날.
국회의원실 두 군데를 찔렀던 탓인지 경찰 측에서 1년이 넘게 담당자를 세 번이나 바꿔가며 버텼던 상황에 변화가 왔는지 뜬금없는 메시지가 해외에 있던 김 교수의 핸드폰으로 들어온 것은 그쯤이었다.
귀하께서 고발하신 사건에 대해 중앙지검으로 송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사건 번호는...
김 교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그 글을 그대로 인터넷 카페의 데이터 베이스 공간에 올리며 스승 발검 무적과 사안을 재확인했다.
‘아! 어떤 식으로든 이들이 드디어 검찰에 송치를 했구나!’
아주 잠시긴 했지만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 긴 2년 여가 넘는 싸움의 끝이 이렇게 정의의 손을 들어준다고 여길 정도로 마음이 울렁거렸다.
발검 무적 역시 그 사안에 대해서 브런치에서 몇 안 되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뭇사람들에게 알리는 글을 바로 올렸다.
https://brunch.co.kr/@ahura/1095
무엇보다 검찰에서 이 사건을 가볍게 여겨 그저 튕겨내지 않도록, 중앙지검 아동범죄부라고는 하지만 그 일에 치어 제대로 사건을 보지 않는다며 적당히 넘겨버리는 여자 검사에게 단체로 탄원서를 넣자는 움직임도 독려하기로 했다. 몇 명 되지는 않았지만 잘된 일이라며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댓글로라도 응원의 목소리를 넣던 사람들 중에서 직접 탄원서를 넣겠다며 쓰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심지어 미국에서 탄원서를 작성하여 보내겠다는 아이 엄마까지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기쁨과 흥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탄원서가 하나둘 보내졌다는 글이 브런치에 댓글로 올라올 즈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김 교수의 핸드폰으로 검찰발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었다.
https://brunch.co.kr/@ahura/1117
귀하께서 고발하여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각하의견으로 처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자세한 불기소 사유에 대해서는 추후 서면으로 통지해드릴 예정이니 서류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침 해외 대학에 나와 있던 김 교수는 메시지로만 받았을 뿐, 당사자가 한국에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보낸 불기소 사유서를 받아볼 수 없었다. 최소한 여름방학에 되어야 한국에 돌아가 직접 검찰청을 통해 불기소 사유서를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각하의견’이라는 실마리를 통해 그저 법적으로 그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결과에 대해 왜 그렇게 된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각도로 생각해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통상 기각의 종류 중에는 다양한 것이 있는데 무혐의나 증거 불충분이 아닌 ‘각하’ 의견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법적으로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결함이 있거나 법적으로 내용을 살펴볼 가치가 없을 정도로 확연한 경우에 검찰에서 말 그대로 도장만 찍어서 튕겨내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었다.
발검 무적은 바로 경찰을 의심했다. 사건을 덮을 요량으로 서울경찰청에 신설된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의 수사관을 두 번이나 교체시키고 세 번째 수사관은 대놓고 언성을 높이며 화까지 내고 사건을 캐비닛에 넣고 꺼내지 않던 그들이, 국회의원실에서 찌르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술렁거리며 이슈몰이를 한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넌지시 갑작스러운 깜짝 송치를 한 것에 대해 발검 무적은 경찰이 그렇게 쉽게 검찰에 송치한 것을 도저히 순수한 의도로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견지해왔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김 교수가 한국에 들어가서 불기소 사유서를 받아 사실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발검 무적의 가설은 경찰이 중간에 장난질을 해서 각하사유를 만들어 검찰에서 도장을 찍기만 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브런치에서 발검 무적의 글을 읽으며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미국에서 아이 엄마가 보낸 탄원서가 중앙지검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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