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다
늘 웃기고픈 욕망이 있다. 사람들을 많이 웃게 한 날은 행복하다. 한 번도 웃기지 못한 날은 침울하다가도, 내일 할 웃긴 이야기를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웃기는 사람이다.
갈수록 웃기는 욕망의 노예가 되고 있다. 글 쓸 때조차 웃기고 싶어 한다. 욕망을 꾹꾹 눌러 밟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웃기는 글이 아니라 좋은 글을 써야 해.”
하나. 욕망의 근원
한 번 사는 인생. 행복으로만 시간을 채우기도 너무 짧다. 아까운 시간을 왜 분노, 짜증, 갈등으로 허비해야 하나. 웃어야 행복하다. 웃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행복하다. 그러므로 웃겨야 한다.
둘. 욕망의 효과
유머를 던질 때마다 높아지는 타율을 보며 자기 효능감이 향상한다. 웃음이 박한 사람을 만날 때면 승부욕이 불타오른다. 어떻게든 웃게 할 것이야. 그 양반의 입꼬리가 한 번 들썩일 때마다 자기 효능감이 폭발한다.
셋. 운명
유머는 공감의 영역이다. 웃음은 타인과 나의 감정이 공유되는 지점에서 터진다. 웃기는 소시오패스, 재미있는 사이코패스는 없다. 유머는 MBTI가 인정한 공감 능력 만점자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넷. 생존 욕구
유머를 논리와 이성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다름은 인정하지만, 욕망은 자제하기 어렵다.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한다.
“웃기지 않으면 웃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 보시고 웃긴다고 판단되면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문자 메시지라도 하나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