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지
Scene # 1. 검은색 배경에 도모지 설명 인서트
조선 시대 사형의 방식으로 쓰였으나, 간혹 집안의 윤리를 어긴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이를 사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천주교 박해때에도 이 방식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처형하려는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을 묶고 얼굴에 물을 묻힌 종이를 겹겹이 바른다. 몇 겹씩 얼굴에 단단히 쌓아 올린 종이가 코와 입에 달라붙기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사람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질식사한다.
Scene # 2. 1493년 심한 천둥, 번개, 비바람이 치는 늦여름 밤, 최 씨 대감집 창고
조선시대 강력한 세도가인 최진수 대감은 딸 최서영이 혼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대감집 창고에 딸의 손목을 뒤로하여 기둥에 묶어 놓고, 최대감과 수하들이 고문을 하고 있다.
최대감 : “임신한 것이 사실이냐?”
최서영 : “....”
최대감 : “양반집 규수가 혼례도 없이 임신하다니 쯧쯧쯧”, “사람들이 우리 집안과 가문을 대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이제 조상님 뵐 낯도 없다." "이 무슨 집안 개망신인 게야" "소문나면 조정 대신들이 나와 우리 가문을 뭐라고 생각할까?" 하면서 미친듯 길길이 날뛰며 고함친다.
창고 밖에서는 최서영의 어머니가 창고 문을 두드리며 딸을 살려달라고 간청한다.
최서영 어머니 : “대감, 이왕 이렇게 된 거 자식을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차라리 먼 곳으로 보내버리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대감”
최서영 : 흐느껴 운다.
최대감 : 잠시 생각하던 최대감은 굳은 결심을 한 듯, 큰소리로 “종이를 붙여라”
수하들이 “예”하고 물에 적신 종이 한 장을 붙이려고 한다.
최서영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반항하자 수하들이 뒤에서 머리를 잡는다.
다른 한 수하는 젖은 종이 한 장을 최서영의 얼굴에 붙인다.
종이를 붙이자마자 잠시 후 최서영은 숨을 쉬지 못하고 발버둥 친다.
이때 최대감은 “마저 붙여라”라고 하자
수하들은 여러 장의 종이를 겹겹이 덧붙인다.
시간이 경과하자 최서영은 결국 숨이 떨어진다.
번개와 천둥, 비바람이 더 거세게 몰아친다.
Scene # 3. 장면은 현대, 10년 전. 부대 사무실
육군 소령 최정현에게 퇴근 시간이 다되어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최소령 동기의 전화였다.
동기 : "정현아 옛날에 너 지휘관 했던 김기락 대령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연락 왔어."
"들었냐?"
최소령 : "아니 연락 안 왔던데..."
동기 : "충북 영동이라던데, 가봐야 하지 않나?, 너는 모시던 분이니"
최소령 : "나랑 별로 안 친했어. 겉으로만 친한 척 한거지",
"솔직히 그 사람 별로 안좋아해"
동기 : "뭐 마음대로 해. 나는 바로 출발할 거야"
최소령 : "그래 알았어. 생각 좀 해보고 갈지 말지 결정할께"
동기 : 오케이
최정현 소령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Scene # 4. 장면은 김대령의 연대장 관사
김기락 대령. 50사단에서 중위시절 군생활할 때 1년 반동안 모시던 지휘관이었다.
김대령에게는 최소령과 비슷한 또래의 딸이 이었다.
대대장의 심부름으로 김대령이 있던 관사에 갔다가 서울에서 잠시 아빠를 보러 온
김대령의 딸을 처음 보게 되었다.
최정현 소령 : "충성, 중위 최정현, 연대장님께 용무 있어 왔습니다."
김대령 : "어 어서 오게? 최중위. 무슨 일 일인가? 여기는 우리 딸 태영이야. 인사하게"
김태영 :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젊은 장교분이네"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최소령 : "다름이 아니라, 대대장께서 연대장님께 보고서를 전해드리라고 해서 왔습니다."
김대령 : "그래 고맙네. 이왕 왔으니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지 그래?"
최소령 :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충성"
김대령 : "그래 그럼 최중위. 잘 가고 부대에서 보세"
최소령 : "예 알겠습니다."
김태영 : "안녕히 가세요."
최소령 : 김태영을 보고 "아 예 안녕히 계십시요. 충성"
최정현은 키가 크고, 몸도 탄탄하며 인물도 좋은 그야말로 호감가는 유형의 장교다.
특히 말씨가 매우 친철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근하게 잘 다가가는 젠틀맨이다.
단지 눈이 삼백안으로 다른 사람이 잘못보거나 본인 화가 날 땐 범죄형으로
보이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처음 본 김대령의 딸 태영은 최소령에게 호감이 갔다. 최소령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보고 미소를 머금으며 조용히 헤어진다.